갈수록 악랄하고 교묘해지는 보이스 피싱과 스미싱들이 연말을 괴롭히고 있다. “아빠, 딸이야. 휴대폰이 망가져서 친구 폰으로 보냈어. 수리해야 하니 문자 메시지 답해줘!” 이것은 어느 지인이 받은 문자메세지다. 그런데 그에게는 딸이 없었다. 만약에 딸이 있었다면 순간적으로나마 놀랐을 것이다. 이걸 잘못 누르면 휴대폰에 악성 코드가 깔려 개인정보가 털릴 수 있다.
“[교통민원24] 도로교통 제5조 신호위반 건으로 고지서 발송되었습니다. http://tc.y/...”
이것은 기자에게 온 스미싱이다. 기자 역시 순간적으로 문자 메시지에 찍힌 URL을 눌러 보려다 경찰청 교통민원24에 접속해 실제상황을 체크해 보았다. 당연히 이런 사실이 없었다. 또 누군가는 시키지도 않은 택배가 발송 취소되었다고 연락하며 클릭을 유도했다. 역시 가짜다.
지난 12월 4일 강정근 씨에게는 지인의 이름으로 부고가 왔다.
“아버지께서 금일 별세하셨기에 삼가 알려드립니다. http://tc.y/...”
강정근 씨 역시 무심코 클릭하려다 다시 생각해보니 스미싱이라고 판단해 누르기를 멈추고 이를 캡처해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를 본 페이스북 친구 임모 씨는 똑같은 스미싱을 받았는지 “저도 밤잠 못 자고 걱정했습니다. 지금도 찝찝합니다”며 댓글을 달기까지 했다. 비슷한 메시지를 받은 사람들이 많았다는 뜻이다.
댓글 단 분들은 “이제는 남의 부모까지 죽이면서 사기를 치느냐!”며 분통을 터뜨리며 날로 교묘하게 대담해지는 스미싱과 보이스 피싱에 치를 떨었다.
문제는 이런 나쁜 일들에 대응할 방법이 조심하는 것 이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례들을 일일이 기억했다가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가족들에게도 수시로 사례를 알려주며 경각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 무엇보다 낯선 전화번호로 찍히는 것은 무조건 조심하고 보는 것이 상책이고 지인의 이름으로 올 경우에는 반드시 전화를 걸어 사실 확인을 해보는 것이 옳다. 스마트폰 만능인 시대 이럴 때는 참으로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