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은 겨울철 계절과일로 단연 인기 최고다. 약간의 신맛을 더해 시원하고 달콤하게 입안에 터지는 즙과 향은 어떤 과일보다 특별할 것이다. 귤은 밀감, 감귤 같은 말로도 불리는데 ‘귤’을 우리말이라 알고 더 즐겨 쓰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귤은 한자어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사자성어 귤화위지(橘化爲枳)를 봐도 순수 우리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귤은 삼국시대부터 제주도에서 재배한 과일로 알려져 있지만 본격적으로 재배된 현대 이전에는 매우 귀한 과일로 대접받았다. 왕실이나 사대부 고관이 아니면 구경하기도 힘들 만큼 귀한 과일이 해방 후 추위에 강한 품종들이 대거 연구되면서 지금처럼 일반화된 것이다. 원래는 탱자나 오렌지처럼 귤에도 씨가 있었으나 품종개량을 통해 지금처럼 씨 없는 귤이 탄생했다.
귤은 아열대 과일이라 제주도 이상에서는 재배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혹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기도 하지만 자연상태에서 재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귤 재배의 공식에 완전히 엉뚱한 곳에서 완전히 엉뚱한 사람이 딴죽을 걸었다.
지난 27일 경주의 유명 커피점 ‘얀’ 대표 손인석 씨가 자신이 화분에서 기른 귤나무 사진을 공개하며 ‘제주도에 가지 않고도 귤을 보았다’며 자랑했다. 사진에는 화분에 심어진 귤 한 그루에 열 몇 개의 귤이 탐스럽게 달려있다. 그다지 크지도 않은 화분이라 귤나무도 1미터 정도밖에 안 돼 보이는데 이렇게 귤이 달린 것을 보니 신기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런 한편 경주에서 귤이 열린 것을 보면 반가움이 앞서지만 날씨가 점점 아열대화 되어 간다는 것에 씁쓸함도 느껴진다. 어쩌면 앞으로 한반도 전역에 귤 과수원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그럼... 더 좋은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