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해름까지 분주했던 발길 뜸한 들녘과 길가는 울긋불긋 노란 빛으로 물들었다. 황금빛을 자랑하던 들판은 소들의 마시멜로우가 뒹굴고 길가는 주황빛, 붉은빛 낙엽들이 흩날린다. 작은 바람에도 은행 알이 툭툭 바닥을 적시고 누구나 그 냄새를 피하기 위해 고개를 숙인다. 산내 동편 경로당 행복선생님이 지난달 27일부터 실시한 가을 특별프로그램의 풍경이다. 프로그램은 손유희, 미술, 공예, 문예창작활동 등으로 진행했으며 그날그날의 낙엽재료에 따라 새로운 이야기가 이어졌다.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라지만 시골 어르신들은 분주하다. 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 행복선생님들은 낙엽, 요리 문학, 그림, 노래 등 다양한 활동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특히 계절에 맞춰 마을 이야기를 하고 어르신들과 쉽게 마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어 어르신들과 함께 낙엽을 활용한 인지프로그램은 뇌자극활동으로 치매예방에 좋다. 어렵지 않고 지루하지 않으며 흥미를 갖고 행복한 마음으로 활동할 수다는 장점도 지녔다. 산내분회 동편경로당 어르신들은 “평소에 보는 낙엽이 이렇게 즐거움을 주다니 행복선생님이 참 고맙다”며 “올해는 노오란 은행잎 길을 볼 수 없어 아쉽게만 여겼는데 행복선생님이 경로당 오는 길에 은행잎을 가져와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어르신은 “은행잎을 펼쳐놓을 때는 또 뭘 시키려고 앉으라 하는지 궁금하기만 했는데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후회할 뻔 했다. “선생님의 잔잔한 이야기는 우리 마음을 어찌나 잘 아는지 하루종일 있어도 심심치 않을 것 같다”며 선생님의 등을 토닥거렸다. 이선희 행복선생님은 “은행잎으로 어린 시절 눈싸움하듯 던져보기도 하고 함박웃음에 소녀시절로 돌아가 많이 웃으시는 모습이 너무 좋다”며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어르신들의 생활지혜도 듣고 계절이 계절인지라 김장이야기도 들으니 이번 겨울은 더욱 맛있을 것 같다”고 어르신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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