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에서 나는 독고다이로 통한다. 독고다이는 특공대(特攻隊)라는 말의 일본어 발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고집불통 독불장군을 일컫는다. 나의 시각이나 사고방식이 매사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최소한 학술논문을 작성할 때는 꼭 선학들의 선행연구에 대해 문제 제기와 비판을 하면서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아마 그래서 고고학 연구자들이 뒤에서 나를 그렇게 부르는 모양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는 것에 대해 반감이 없고 오히려 좋아한다. 그러한 성향 탓인지 근래 한창 논의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해서도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올여름도 적지 않게 더웠고 길었다. 앞으로도 여름에는 기온이 계속 올라가서 더위와 가뭄 혹은 물난리로 많은 사람이 희생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기후 위기라고 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온 상승은 이산화탄소가 과다하게 배출된 탓이 크다고 하면서 이를 줄이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실제로 주위를 둘러보면 지구 온난화는 현실이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우선 울릉도 인근과 동해에서 그렇게 많이 잡히던 오징어가 현저하게 줄었고 명태의 어획량도 급감하여 러시아산을 먹고 있다. 과거 대구를 중심으로 능금[사과]이 많이 재배되었으나 없어진 지 오래되었다. 이제 의성, 청송, 안동, 풍기, 제천, 단양 등에서 사과가 많이 재배된다. 또 이상한 곤충들이 출몰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들이 기후 온난화를 방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바나나나 망고 같은 것은 아직 재배가 불가능하여 비닐하우스에서만 가능하다. 이런 것을 감안하면 기온 상승이 있어도 아직은 그렇게 심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후 온난화를 걱정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겨울 날씨는 상당히 춥다. 어떤 사람들은 한파도 지구 온난화와 연동되어 있다고 한다. 기후 온난화와 관련하여 먼 과거, 예를 들면 2억6000만 년 전 공룡이 많이 살던 시기로 우리에게 ‘쥐라기 공원’으로 더 잘 알려진 중생대에는 인간이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기온은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았다. 당시는 경주 상당 부분이 바다로 덮여있었다고 보면 된다. 이때는 기온이 높아서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서 해수면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것을 어떻게 아는가. 필자가 ‘선사고고학’을 가르치면서 기후 변화에 따른 인간의 적응을 알아보기 위해 학생들을 데리고 경주 보문 물천리로 답사를 간다. 거기 가서 조개화석을 채집해 가지고 와서 강의실에서 토론을 한다. 바다에 서식하는 조개 화석이 왜 내륙에서 나오는지. 이는 한때 그곳이 바닷물에 잠겨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생 시절 국사와 세계사 시간에 과거 빙하기(氷河期)와 간빙기(間氷期)에 대해서 배웠고 지금도 배운다. 약 200만 년 전에 빙하기가 시작되어 일정 기간 지속되다가 기온이 올라가는 간빙기가 있었다고.  그간 모두 네 번의 빙하기와 세 번의 간빙기가 있었는데 그것이 홍적세(洪積世)이고 대략 1만2000년 전을 전후해서 기온이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이 시기는 후빙기(後氷期) 혹은 충적세(沖積世)로 불려지고 있다. 현재 우리는 또 하나의 간빙기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리하여 지구 온난화가 발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홍적세 동안의 간빙기에는 지구상에 인구수도 많지 않았고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자동차, 공장, 그리고 비닐하우스 등은 하나도 없었는데도 말이다. 무슨 현상에 의해서 과거 지구의 기온이 그렇게 오르락내리락했는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그리해서 지금 기온이 올라가는 것이 일방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때문이라고 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과거에 그랬듯이 온도 변화는 자연 현상의 일부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인다고 법석을 떠는 것이 일부의 경제적 이득과 관련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한다. 다른 한편, 이 간빙기가 지나고 빙하기가 도래하면 어쩌나 걱정된다. 과거 빙하기에 해수면이 낮아져서 중국대륙과 한반도 그리고 일본열도가 모두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던 적이 있었다. 도대체 날씨가 얼마나 추웠길래 해수면이 그렇게 줄어든단 말인가. 더워서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동식물 상에 변화가 오듯이 추워지면 그 반대의 현상이 발생한다. 더워지는 것보다 추워지는 것이 우리들에게 더 고통스럽고 위험할 수도 있다. 우선 식량 생산이 급감할 것이니 말이다.  추워지면 전국에 사과 농사는 잘될지 몰라도 벼농사는 아주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근래 쌀 소비량이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우리 민족은 밥심으로 버티는 사람들이다. 몇 십 년 만에 온도가 1-2도 상승했다고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도 된다.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일장일단이 있을 터이니. 날씨는 들쭉날쭉한 것이 정상이다. 이래서 내가 ‘독고다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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