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신의 수련과 관련하여 『삼국사기』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진평왕 33년 신미년(611년) 공의 나이 17세 때 고구려·백제·말갈이 국경을 침범하는 것을 보고 분개하여 쳐들어온 적을 평정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홀로 중악(中嶽)의 석굴로 들어가 몸을 깨끗이 하고는 다음과 같이 하늘에 고하여 맹세하였다. “적국이 무도하여 승냥이와 범처럼 우리 강역을 어지럽게 하니 거의 평안한 해가 없습니다. 저는 한낱 보잘것없는 신하로서 재주와 힘을 헤아리지 않고 환란을 없애고자 하오니 천신께서는 굽어살피시어 저에게 힘을 주소서!”
머문 지 나흘이 되는 날에 갑자기 거친 털옷을 걸친 한 도인이 나타났다.
“이곳은 독충과 맹수가 많아 위험한 곳인데 귀하게 생긴 소년이 혼자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른께서는 어디서 오셨으며 또 존함은 어찌되는지요?” “나는 일정한 거처가 없고 인연따라 가고 머무는데 이름은 난승(難勝)이라고 한다”
공이 이 말을 듣고 그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에게 두 번 절하고 앞으로 나아가 말했다.
“저는 신라 사람입니다. 나라의 원수를 보니 가슴이 아파 여기에 와서 누군가를 만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엎드려 비옵건대 어르신께서는 저의 정성을 불쌍히 여기시어 방술을 가르쳐 주소서”
노인은 묵묵히 있었다. 공은 눈물을 흘리면서 예닐곱 번이나 거듭 간청하였다. 노인은 그때서야 말했다.
“그대가 어린 나이로 삼국을 병합하려는 뜻을 품고 있으니, 이 또한 장하지 않은가!”
이에 노인은 비법을 가르쳐 준 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삼가 함부로 전하지 말라! 만약 이를 의롭게 사용하지 않는다면 도리어 재앙을 받으리라”
말을 마치자 곧 작별을 했다. 노인이 2리 쯤 갔을 때까지 공이 뒤따라 그를 찾아보았으나 흔적이 없고 오직 산 위에 오색찬란한 빛이 서려 있었다. 이어 진평왕 34년(612)에는 김유신이 보검을 차고 홀로 열박산 깊은 골짜기에 들어가 향을 피워 놓고 하늘에 고하며 축원하고 맹세하면서 기도하였다. 그때 천관(天官)께서 보검에 신령스러운 빛을 내려 주었다. 3일째 되는 날 밤에 허수(虛宿)과 각수(角宿)두 별의 빛이 환하게 내려오자, 칼이 마치 흔들리는 것 같았다. 그런데 김유신이 보검으로 단석을 했다는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보검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는 곳도 단석산이 아니고 열박산이다. 열박산의 위치는 경상남북도의 경계 지점인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호면 미호리의 열박재가 있는 백운산으로 이곳으로부터 10km 이상 떨어져 있다.
『동경잡기』 「고적」조, 『동경통지』 「산천」조, 『조선환여승람』 「경주군 산천」조, 『여지도서』, 『경주읍지』, 『대동지지』, 『영남읍지』, 『금오승람』, 『동경속지』 등에도 단석산에 대하여는 앞서 인용한 『신증동국여지승람』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수록하고 있다. 신선사는 내려올 때 다시 들리기로 하고 바로 정상으로 향했다. 제법 경사가 급하다. 눈앞에 단석산 정상을 알리는 표지석이 나타난다. 해발 827.2m. 경주지역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시계를 보니 10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다. 아무도 없다. 하늘을 나는 새도 숲속을 휘젓고 다니는 산짐승도 눈에 띄지 않는다. 경주일요산악회에서 세운 표지석만 홀로 이 산을 지키고 있다.
정상임을 알리는 표지석 바로 옆에 그리 크지 않은 바위가 두 동강이 나 있다. 이를 장군이 칼로 내리친 단석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잘려진 면이 고르지 못하다. 칼로 내리친 것이 아니라 쇠몽둥이로 깨뜨린 형상이다. 따라서 이를 단석이라고 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타석산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곳이 김유신과 관련이 있다는 기록이 보이지 않으니 단석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단석산이란 이름을 갖게 된 것은 문헌에 의한 것이 아니고 구전을 채록한 것이었다.
*소년시절 김유신이 좋아한 기녀 천관이 아니다. 천관(天官)을 직역하면 ‘하늘의 벼슬자리이다. 천관은 지관(地官)·수관(水官)과 함께 도가에서 말하는 삼관신(三官神)의 하나이며, 정월 15일을 상원(上元)이라 하여 천관이 하강하는 날이라고 한다. 또 천관은 별자리에 따른 전쟁 수행 방법을 모은 책이다.**사방신(四方神)은 동서남북 방위에 따라 7개씩의 별자리를 주관하는데 허수(虛宿)은 북방칠수(北方七宿)의 넷째이고 각수(角宿)는 동방칠수(東方七宿) 중 첫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