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바이러스 질병인 럼피스킨병(Lumpy Skin Disease)이 충남과 경기, 충북지역에 발생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충남 서산 한우농장에서 발생한데 이어 21일 충남 당진·서산, 경기 평택, 22일 경기 김포와 충남 태안, 23일 충북 음성 등 모두 14곳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국에서 한우 사육 두수 비중이 높은 경주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1종 가축전염병인 럼피스킨병은 럼피(Lumpy·혹덩어리)와 스킨(Skin·피부)의 합성어다. 모기 등에 의해 소에만 전파된다.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최초로 발견된 것은 지난 1929년 잠비아였다. 이후 수십년간 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으로 여겨졌지만 2010년대 들어 유럽과 아시아 국가로 번져나갔다. 소가 이 병에 걸리면 고열과 함께 몸의 일부가 부풀어 오르는 종창이 생기거나 침을 흘리는 증상이 동반된다. 소의 유산과 불임을 유발하고, 젖소의 경우 우유 생산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확산되면 축산 농가의 경제적 피해가 엄청나게 커지는 이유다. 또 지난해 인도에서 소 200만 마리가 감염되는 등 전파력도 빨라 결코 가볍게 볼 가축 질병이 아니다. 가장 우려스런 부분은 폐사율이 10%에 달한다는 점이다. 소의 구제역 폐사율이 5% 정도임을 감안하면 파괴력이 무서울 정도다. 다행히 국내 발병에 대비해 이미 50만여 두 분량의 백신을 확보해 둔 상태다. 방역당국은 백신접종을 서둘러 축산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가축 질병이 해마다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확산 추이도 광범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초에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예년처럼 유행했고, 봄에는 4년여 만에 구제역이 발생했다. 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가축 질병이 축산 농가에서 일상의 공포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만큼 근원적 문제부터 정확히 파악해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당장에는 철저한 방역을 통해 럼피스킨병이 경주로 전파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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