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발전과 교통 문제는 우리 사회의 핵심 주제 중 하나다. 경주시는 경주역의 폐쇄와 시청과 경찰서 등 관공서의 이전으로 인한 도심 공동화 현상, 사회적 아젠다인 탄소중립 시대의 도래, 고령화 사회, 도시의 소멸 등 다양한 도시 문제에 직면해 있다.
필자는 업무상 해외 도시와 지방을 많이 다닌다. 여러 도시와 비교를 해 볼 때 경주시의 교통 인프라는 미래지향적으로 전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시민의 삶의 터전인 주거와 도심의 연결 강화는 도시의 활력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다. 베를린이나 도쿄, 벤쿠버 같은 선진 도시들은 주거 지역과 도심 사이의 교통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개선하여 주민들의 생활 편의성을 높였다. 경주시의 발전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부분이 시급히 개선 되어야 할 것이다.
경주의 관문에 대한 연결성이다. 철도와 버스, 공항, 항만의 입체적 연결이 필요하다. 특히 신경주역의 위치는 기존 도심과의 거리가 멀어져 교통 편의성이 떨어지고 있으며 시민들이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이고 있다.
신경주역에서 택시를 타고 시내나 보문쪽으로 가면 외곽 요금으로 단일 요금이 아닌 5Km이상 거리에 적용되는 복합할증이라는 이중요금제는 외부에서 온 손님들은 당황하게 만든다. 세계적인 관광도시답게 택시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용강이나 현곡, 충효, 불국사, 보문과 안강, 감포, 건천, 내남 등으로 단절된 공간을 연결시키기 위해 새로운 교통 수단을 고려해볼 만하다. 유럽이나 일본의 도시들은 경량철도나 트램을 도입하여 도심과 외곽을 연결하는 전략을 채택해 도심의 교통 체증을 해소하면서도 역사적 풍경을 해치지 않는 전략을 선보였다. 프랑스의 보르도나 일본의 오카야마시처럼 경주시도 트램 같은 경량철도나 전기버스 기반의 노선을 확장하고 무장애 교통을 도입하여 노인이나 장애인, 어린이, 외국인들도 최상의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고 최적화해 교통의 흐름을 효율적으로 연결해야 한다.
다음은 터미널의 현대화다. 40년 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고속 및 시외버스 터미널의 현대화는 불가피하다. APEC유치 여부를 떠나 세계 각국의 도시들, 예를 들어 일본의 교토나 영국의 옥스퍼드는 역사적 가치와 현대화를 잘 결합해 도시의 미래를 준비하였다.
경주시도 현대적 요소와 역사적 가치가 공존하는 공공 터미널로의 변모를 추진해야 한다.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가까이서 이용할 수 있게 고속버스, 시외버스, 시내버스의 출발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복합터미널을 만들어 현대화해야 한다.
친환경 기업을 발전 시키는 것은 도시 발전의 핵심 요소다. 유럽의 여러 중소도시들은 친환경 대기업과 협력하여 산학협력 타운이나 연구 기반의 클러스터를 구축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켰다.
예를 들어, 미국 시애틀의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아마존 같은 기업들이 도심에 위치하면서도 주변 지역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경주시는 한국수력원자력과의 활발한 협력을 통해 본사 주변 지역의 발전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토함산에 머물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시내로 유치하고 끌어 내야 한다. 또한 주변 기업인 POSCO, 현대자동차, 중공업, SK 등 글로벌 기업들이 경주 반경 50km 이내에 있어 입지가 매우 좋은 편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경주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동해남부선 철길 공원화 사업은 도시의 녹지를 확충하여 탄소중립에 대비하면서 지역경제와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킬 것이라고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탄소중립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보행자 중심의 녹지축으로 변모하며 성공적인 친환경 도시로 자리매김하며 탄소 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바르셀로나의 슈퍼블록(Superblock) 프로젝트나 프랑크푸르트의 친환경 도시 프로젝트는 도시 회복성을 향상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코펜하겐이나 암스테르담은 자전거 도로 확대, 전기버스 도입 등을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경주시도 공간정보를 활용한 도시공학적 접근을 통해 해외 도시들의 성공 전략 학습을 하고 도시의 여러 문제 해결과 환경 보호 및 경제 발전을 동시에 이룰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