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도심 상가의 공실률이 전국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대비 빈 점포는 더 늘었고 투자수익률도 내려갔다. 한국부동산원의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 올해 2분기 경주도심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2.8%로 조사 대상인 전국 233개 상권 중 2위를 차지했다. 전국 평균 공실률 6.9%, 경북 공실률 6.7%보다 무려 7배를 웃돌았다. 경주도심 상가의 공실률은 2022년 1분기 12.6%, 2분기 21.9%, 3분기 19.7%, 4분기 20.4%에서 올해 1분기 30.0%로 크게 치솟았다. 2분기엔 22.8%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1.2%로 전국 및 경북 평균보다 낮았지만 1년전 10.4% 대비 0.8%p 오르는 등 매분기마다 오르고 있다.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투자수익률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 2분기 경주도심 소규모 상가의 투자수익률은 0.85%였다. 1분기(0.73%)에 비해 소폭 올랐지만, 1년 전 동기(1.53%)와 대비해서는 0.68%p 크게 떨어졌다. 중대형 상가 투자수익률도 0.78%로 1년 전(1.24%)과 대비해서는 0.46%p 내려갔다. 소규모 상가와 중대형 상가 임대가격지수 역시 각각 ‘97.4’와 ‘98.0’으로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1년부터 매분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투자수익률은 투자된 자본에 대한 전체수익률로, 임대료 등 빌딩운영에 따른 소득수익률과 부동산가격 증감에 의한 자본수익률을 합산한 것이다. 이 개념을 풀이하면 경주도심 상가의 투자수익률 하락이 결국 임대료 및 매매 가격 하락과 공실률이 호전되지 않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상가 수익률 하락과 공실률 증가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황이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자영업 매출도 감소했다. 이로 인해 신규 창업 수요도 줄어들며 도심 상가의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 패턴의 변화도 불황의 한 요인이다. 의류·잡화·화장품 등의 품목에서 온라인쇼핑 규모가 급증하면서 오프라인인 소규모 자영업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고용여건 악화로 젊은 세대가 타 시·도로 빠져나간 것도 상권 퇴보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주시는 중심상권 르네상스 사업, 황오동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을 중심으로 도심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들 사업이 성공하려면 이제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한다’는 심정으로 사업 추진 방향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한 번 무너진 상권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심을 특화상권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상인들의 의지와 노력도 함께 따라야 한다는 사실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