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발생기작이란 암이 발전하는 과정 중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반응 및 기타 병리학적 진행 과정을 규명한 것을 말한다. 개는 실험동물 중에서 사람과 자연환경과 동질의 먹거리를 수만 년을 함께 했기 때문에 개와 사람이 공유하는 질병이 많다. 개를 실험동물로 활용하여 사람의 불치병 치료의 회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는 이유이다. 개를 실험동물로 활용하는 연구 분야는 심혈관 연구, 심장수술, 골수이식, 골 접합술, 당뇨 연구, 수의학적 연구 등이 있다. 의학이나 생물학 분야에서는 해부를 통해 동물의 생체를 관찰하거나 유전적 특징, 성장 과정, 행동 양식 등을 연구하기도 하고, 때론 의약품의 원료가 되는 재료를 채취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동물실험은 새로운 제품이나 치료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의약품뿐만 아니라 농약이나 화장품, 식품 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는 데 활용된다. 오늘날 고령화와 1인 가구의 증가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500만이 넘었다. 반려동물의 사회적 역할도 증가하고 있어, 반려동물의 건강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치료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가증되고 있다. 반려견은 인간에 비해 수명이 짧고(소형견종의 경우 약 15∼16년, 대형견의 경우 10여년), 10살 이후부터 암의 발생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암이 발생한 반려견은 기대수명 및 치료비용의 한계로 적극적인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었으나, 최근에는 반려견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수술과 항암치료 등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개의 암에 대한 병리학적인 형태와 연구는 지금까지 진행되어 왔으나 유전자를 분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사람에 비해 적은 수의 개체에서만 실시되어 유전자 변이지도를 그리는 것은 불가능 상태였다. 최근 의학약학한국연구재단에서 유선암에 걸린 개의 유전자 변이지도에 관한 연구를 완료했다. 개의 유전정보는 이미 해독되었지만,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전체 유전체를 대상으로 유전자 변이지도를 만든 것은 의학약학한국연구재단이 처음이다. 유선암은 암컷 개에서 가장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 암이다. 사람의 유방암과의 공통점 및 차이점에 대한 연구로 개 암의 치료 연구 모델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유전자 변이지도는 하나의 질병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모든 유전변이의 종류와 빈도를 망라한 것이라 질병의 원인, 진단, 치료를 판별하는 데에 중요하게 사용될 수 있다. 오늘날에는 암에 걸린 반려견에 대한 적극적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고, 또 개와 사람의 비교 의학적 분석을 통해 사람의 암을 더 잘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람에서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유전자 변이는 대부분 밝혀져 있고, 또 환자 각각의 유전변이를 토대로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는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가 실현되고 있다. 개의 경우는 사람과 유사한 모양과 과정으로 암이 진행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암을 일으키는 유전변이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국내에서는 유선암이 발병한 반려견을 대상으로 종양 유전체 정보를 찾았고, 이를 바탕으로 유전변이와 유전자 발현을 분석하여 유전자 변이지도를 완성하였다. 유선암에 걸린 개의 유전자 변이 지도와 사람의 유방암에서 변이가 나타나는 주요 유전자들이 서로 비슷한 위치에서 비슷한 빈도로 변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사람과 개 사이에 핵심이 되는 유전변이의 연구 성과는 사람의 유방암과 개의 종양 치료에 적용해 볼 수 있다는 이론적 근거가 될 수 있다. 암에 걸린 개에 대한 데이터를 구축한 결과와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개가 암에 걸리는 유전적 배경을 밝힌 연구 성과는 반려견의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되고 있다. 또 개는 인위적으로 종양을 유발시킨 실험 동물모델과 달리 사람과 같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반려견에서 자연적으로 생긴 암을 분석한 것이라는 점에서 사람의 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사람에게 사용되는 표적 항암제와 차세대 항암제를 동물들의 암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반려견의 건강 및 복지 증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를 통하여 사람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데 미력하나마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회 위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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