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가 교정내 독립유공자 5인의 흉상을 철거하고 백선엽 장군의 흉상으로 대체한다는 소식이 퍼지자 전국의 SNS들이 보수 진보를 가리지 않고 성토대열에 앞장서는 추세다. 특히 독립운동정신을 이어온 대표적 단체 ‘광복회(회장 이종찬)’는 지난 25일, 국방부에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압박했다. 이 공개서한에 따르면 육군사관학교에서 독립군 5인의 흉상을 제거하는 것은 일제가 민족정기를 들어내려는 시도와 같고 ‘독립운동 흔적지우기’라며 성토했다. 아울러 “광복회는 이번 사태를 일으킨 주무 장관이 철거 계획 백지화를 국민들에게 밝히고, 혼란을 야기한 책임자를 찾아내 엄중 문책하기를 촉구한다”며 이를 시도한 주체와 배후인물들, 이유와 또 배경에 대해서도 국회차원의 진상규명을 요청했다. 이번에 국방부가 철거하기로 한 흉상은 말할 필요도 없이 대한민국 광복의 빛나는 유공자들이다. 청산리 대첩의 김좌진 장군, 봉오동 대첩의 홍범도 장군, 광복군 총사령관 지청천, 북로군정서 출신 광복군 이범석, 온 재산을 팔아 만주로 이전 신민회와 서전서숙을 설립한 이회영 선생은 두 말할 필요도 없는 독립유공자들이다. 급기야 지난 8월 28일 여야를 막론한 비판여론에 국방부가 홍범도 장군의 흉상만 ‘핀셋 제거’하기로 했다가 분노의 불을 더 지폈다. 홍범도 장군을 빼는 이유가 장군이 독립운동시 소련과 협조했다는 것. 이종찬 회장은 이것은 더 용납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홍범도 장군이 소련과 연합할 때는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으로 정작 이 무렵 일제의 앞잡이로 독립군을 소탕했던 백선엽 장군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기 때문. 최근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와 함께 정부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높아진 가운데 일어난 이번 흉상철거 논란은 미래지향적 외교를 구사한다는 정부의 주장과 동떨어진 친일행각으로 평가되며 국민적 빈축을 사고 말았다. SNS 세상에 던진 광복회의 한마디가 이번만큼 파격적인 적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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