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을 되돌아보자. 98년 첫 행사 때 경북도와 경주시는 수 백억원의 예산을 한 번만 밀어주면 차기행사부터는 세계적인 테마파크회사의 민자유치를 끌어들여 2년마다 문화엑스포를 하겠다고 했다. 2년 뒤엔 한 술에 배부르겠느냐고. 부디 한 번만 더 밀어주면 3회 행사 부터는 자립하는 문화엑스포를 약속했다. 2년마다 세계적인 행사를 하겠다는 약속도, 경영자립 하겠다는 약속도 물거품이 되었고, 2년 주기 행사도 3년으로 말을 바꾸더니 4회 행사는 기약도 없다. 애초에 문화엑스포를 개최한 동기는 크게 두 가지. “첫째 우리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이고, 둘째 세계문화를 잘 이해하자는 것이다.” 첫째 목적을 위해서는 외국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는 것이고, 둘째 목적을 위해선 행사장 내에 각 국의 문화에 관한 시각적인 자료전시나 영상물 그리고 공연행사를 많이 가지는 것이다. 첫 번째 목적은 이미 실패했다. 98년 행사에 외국인 30만명 유치목표에 11만명의 실적에 그쳤다. 2회도 비슷했고, 이번 3회도 외국인 13만명(사실은 이 통계의 신뢰성도 ?). 외국관광객들이 문화엑스포 관람을 외면한다면 너무 큰 충격인가?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 중 문화엑스포를 찾는 사람이 10명 중 1명도 안된다면 너무 큰 충격인가? 이 통계가 믿기지 않으면 당장 컴퓨터를 켜고 ‘문화관광부’나 ‘한국관광공사’ 또는 ‘한국관광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라! 지난 9월과 10월 중에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수가 91만 5천명이다. 주한미군과 유학생 그리고 동남아노동자등 외국인 상주자등을 합하면 문화엑스포 기간중에 한국에 머무른 외국인 수만 130 여만명을 넘었다. 그 중에 10분의 1인 13 만명이 엑스포장을 찾았단다. 문화엑스포 홍보한다고 외국여행 뻔질나게 다닌 공직자들 들어보소! 영종도공항이나 부산공항등 국제선공항 입국장에 현수막 걸고 인사만 해도 9월 10월에 90여만명의 외국인들에게 문화엑스포 홍보 간단히 할 수가 있고, 공항 입국 외국인 홍보하여 문화엑스포장으로 유치 못하면 그 행사 문 닫아야 하는 것 아닐까? 두 번째 목적인 우리 국민들에게 외국문화를 이해시키자는 취지는 1회 행사 한 번으로 족했고 비슷한 볼거리 반복하면 효과는 떨어진다. 수 십개의 TV채널을 통해 또는 인터넷 동영상으로 국민은 안방에서 세계문화를 얼마든지 접할 수가 있다. 공권력을 동원했던 1회 행사 때 250 여만명을 기록한 유료관람객수가 2회 거쳐 3회 행사에선 140 만명대로 뚝 떨어졌다. 140만명이 적은 숫자냐고? 문화엑스포를 안해도 매년 9월과 10월에는 약 120만명이 경주를 찾는다. 어떤 공무원들은 기본 관광객을 제외하고 140만명이 더 왔다고 엉터리 꾀를 부린다. 그러면 더 큰일이다. 행사기간에 경주와서 엑스포장을 찾지 않고 다른 곳만 보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엑스포무용론이 더 힘을 얻는다. 본래의 큰 목적은 온데간데 없고 어린애들에게 조금의 흥미를 주는 주제영상물을 붙잡고 디지털문화콘텐츠가 어떠니 상징탑이 어떠니 하고 야단이다. 1,2,3회의 행사동안 주제영상 시스템개발 용역비만 총 70 여억원으로 알고 있다. 그 영상물 자체의 기술성과 예술성을 평가절하하지는 않는다. "1만 5천원 짜리 치고 재미있지 않느냐?"하는 어리석은 반문은 하지말자. 과연 70억원의 공적예산을 퍼 부을 가치가 있는가 하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 볼 문제다. 문화엑스포를 위해 애쓰신 도지사님과 시장님 이하 공무원들 그리고 엑스포 관계자의 노고를 충심으로 높이 평가하고 싶다. 그러나 사적인 노고에 찬사를 보내는 것이지 공적인 평가분석은 신중하고 싶다. 더 중요한 본질의 과제인 앞으로도 3년마다 계속할 것인지는 공개적이고 엄격한 검토과정을 거쳐야 한다. 2006년 행사는 현 지사님에게는 사실상의(?) 결정권이 없다. 시장과 도지사가 바뀌면 색깔이 달라질 전시성 행사에 대한 애초의 신중론이 무시된 예견된 결과이다. 디지털문화콘텐츠 사업과 문화엑스포는 본질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문화엑스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따가운 회초리를 들어 보았다. 브레이크가 없거나, 있어도 틈틈이 밟아주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운전자라도 사고 위험성이 높아진다. 몇 푼의 연구비에 눈이 어두워 값진 비판의 칼날을 가린 지식인은 결코 이 시대의 선각자가 될 수는 없다. 잔꾀에 밝은 인물보다는 큰 흐름을 읽는 인재의 자문을 중요시하라. 문화엑스포여! 초심으로 돌아가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 그러면 길이 보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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