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일 경주발전협의회 주관으로 ‘APEC 정상회의 유치와 국제관광도시 경주의 성장’이라는 제목의 특강이 열렸다. 특강 연사였던 동국대 최정자 교수(호텔관광외식경영학부)는 경주시가 APEC 정상회의 유치를 위해 옳은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유치 전략과 실행에서 보완할 부분을 몇 가지 거론하였다. 최 교수가 강조한 것은 2005년 당시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선정기준을 토대로, 2025년 APEC 정상회의 유치를 놓고 경주와 경쟁하는 도시를 객관적으로 비교하면서 비교우위의 논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SWOT 분석을 통해 개최지 선정 때까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05년의 경우 개최도시 선정기준은 (1)안전성·경호상의 편리성 (2)회의시설·회의장, 미디어센터 (3)숙박 시설 (4)공항 시설 (5)지역교통 여건 (6)행사운영능력·대규모 국제회의 유치실적 (7)문화 및 자연환경·특수성과 청정성 (8) 국가 및 지역발전 기여도였다. 또한 경주가 여러 차례 개최한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행사운영능력·대규모 국제회의 유치 실적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게다가 공항 접근성이 원활한 지역교통 여건을 고려했을 때 경주가 여타 경쟁도시보다 불리할 것도 없다는 것이 강연자의 전망이었다. 특히 경주에는 회의와 모임 장소로서 그 지역의 이색적이고 독특한 곳, 이른바 ‘유니크 베뉴(unique venue)’가 많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홍보하면 개최지 선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전망했다. 국가 및 지역발전 기여도라는 여덟 번째 조건을 유리하게 평가받기 위해서는 APEC 정상회의 개최로 경주의 발전이 앞당겨진다는 논리와 경상북도의 산업도시와의 협력 차원을 넘어서서 울산광역시와도 콜라보하여 지역균형발전과 APEC 비전을 적극적으로 내세워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최 교수는 특강을 마무리하면서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기본방향과 추진전략에서 ‘레거시(Legacy)’를 강조했다. 여기서 레거시란 유산이라는 단순한 뜻만이 아니라 과거의 산물이나 체계가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즉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여 폐막이 끝이 아니라 파급효과로 개최지의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키며 UN SDGs(지속가능발전 목표)의 실현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 등을 유치 준비 단계에서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강 내용에 공감하면서 필자의 의견을 몇 가지 덧붙이고 싶다. 이번 특강은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개최지 선정 시기를 앞두고 서둘러 국제회의 최고 전문가를 모셔 특강 기회를 더 만들고, 포럼도 여러 차례 개최하길 바란다. 대표적인 국제회의 전문가를 모시고 특강이나 포럼 등을 개최하는 시기가 빠르고 횟수가 많을수록 유치위원회의 노하우는 쌓이게 되고 시민의 관심도 확장되기 마련이다. 이런 행사를 개최하게 되면 ‘개최도시 선정위원회’의 위원 후보군에게 경주의 진면목을 알릴 좋은 기회를 얻을 뿐 아니라 최고 전문가의 식견을 ‘유치지원서’에 반영할 수도 있게 된다. 실제로 인천시의 경우 차별화된 유치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유치 전략 발굴 용역을 진행했으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4단계의 유치 세부 전략을 수립해 활동하고 있다. 경주 곳곳에서 ‘APEC 정상회의 최적지는 경주’라는 문구를 접하게 된다. 경주 측에서는 그동안 ‘APEC 정상회의’가 로스카보스(2002), 블라디보스토크(2012), 다낭(2017)과 같은 소도시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면서 경주 개최도 충분히 가능함을 내세우고 있다. 다낭은 베트남에서 4번째로 큰 도시이다. 경주의 시각을 벗어나 제3자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준비해야한다. 혹자는 기초자치단체인 경주가 큰 국제행사를 치를 역량이 충분하겠느냐고 문제제기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도 차원에서 행사를 치른다는 것을 유치 단계에서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경주시 관광컨벤션과에 APEC경주유치TFT가 있고, 경상북도 외교통상과에 APEC 정상회의 유치 업무를 보는 팀이 있다. 경주시와 경상북도가 협력 체제를 강화하고 ‘APEC 정상회의 경주시 유치지원위원회’ 및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 범시민추진위원회’ 등이 잘 협력하기 위해서는 컨트롤 타워의 구축 및 위상이 중요하다. 올 11월에 ‘개최도시 선정위원회’가 구성될 예정이다. APEC 정상회의 개최지 선정까지 남은 기간 동안 관계자·전문가·시민의 총의와 지혜가 모여 좋은 결실이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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