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WISE캠퍼스가 5년간 1000억 원이 지원되는 글로컬대학30 예비지정에서 탈락하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026년까지 30개 내외 대학이 선정되는 글로컬대학30에 올해 경북에서만 3곳이 예비지정되며 향후 지역 안배 등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지난 20일 2023년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5년간 1000억원이 지원되는 글로컬대학에는 108개 대학이 94개의 혁신기획서를 제출해 높은 관심과 경쟁을 보였으며, 예비지정 평가 결과 국·공립대학 4곳을 포함한 15곳이 예비 선정됐다. 이들 대학은 본 지정 평가를 거쳐 10월까지 최종 선정된다.
예비지정 대학으로 선정된 대학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원도와 경상북도가 각각 3곳으로 가장 많았다. 전국에서는 △강원도 강원대·강릉원주대, 연세대 미래캠퍼스, 한림대 △경북도 안동대·경북도립대, 포항공과대, 한동대 △경남 경상국립대, 인제대 △부산 부산대·부산교대 △전남 순천대 △충남 순천향대 △울산 울산대 △광주 전남대 △전북 전북대 △충북 충북대·한국교통대 등이 각각 예비지정됐다. 이들 중 단독 신청은 11곳, 공동 신청이 4곳으로 집계됐으며 설립 유형별로 살펴보면 사립대학이 7곳, 국립대학 8곳으로 집계됐다.
교육부는 예비지정 평가를 전문기관(한국연구재단)에 위탁해 진행했으며 혁신성과 성과관리, 지역적 특성에 중점을 두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비수도권 전체 일반재정지원대학의 약 65%가 이번 글로컬대학 지정에 신청한 것은 대학이 직면한 문제가 지역사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면서 “제출된 혁신기획서들은 최종 지정까지 공정하고 엄밀한 평가를 거칠 예정이다. 대학의 혁신과 성공이 지역사회와 국가의 발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북지역 3곳 선정
글로컬대학 예비지정에 경북지역에서 경북도 안동대·경북도립대, 포항공과대, 한동대 등 3곳이 선정됐다. 이들 대학의 혁신기획서를 살펴보면 통합과 파격적 투자, 혁신 등을 담고 있다.
우선 안동대·경북도립대는 국공립대 통합을 전면에 내세웠다. 두 대학은 주립대와 사립대가 공존하는 미국 코넬대를 모델로 국공립대 통합과 전통문화기반 공공형 대학을 혁신 모델로 제안했다. 또한 한국국학진흥원 등 지자체 산하기관 통합 운영과 제한없는 자유전과제, 모듈형 학생설계전공제 등을 제시했다.
포항공대는 4000억원이라는 파격적인 투자를 제시한 것이 눈에 띈다. 포항공대는 우리나라 최초 연구중심대학으로 ‘대학과 지역 동반성장 대학’ 혁신 모델을 제안했다. 정부 1000억원에 지자체 자금 1000억원, 그리고 학교법인 포스텍이 2000억원 등 총 4000억원을 투입해 글로컬대학 사업 종료 후에도 투자가 지속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한동대는 학생을 위한 과감한 혁신을 표방했다. 한동대는 제약 없는 융복합 교육모델 구축을 위해 14개 학부 통합, 100% 전공 선택권 무제한 보장하는 ‘문제해결형 원칼리지 대학’ 혁신 모델을 제안했다.
한동대 관계자는 “자세한 제안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과감한 대학 혁신을 통해 아시아 최고 수준 글로벌 캠퍼스 도약을 꿈꾸고 있다”면서 “오는 최종 선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지역 내 글로컬대학에 도전한 동국대 WISE캠퍼스는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WISE캠퍼스는 예비지정 발표 후 선정 대학의 사례를 분석해 혁신계획서를 수정·보완할 방침이다.
WISE캠퍼스 관계자는 “올해 글로컬대학 예비지정에서 아쉬움이 있지만 혁신계획서를 보완해 내년에도 글로컬대학에 도전할 계획이다”면서 “경북에서 3개 대학이 예비지정됐지만 지역 안배와는 상관없이 글로컬대학을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경주대도 지원! 왜?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지역에서는 위덕대를 제외한 동국대 WISE캠퍼스와 경주대·서라벌대 2곳이 신청했다.
사실 지역에서는 동국대 WISE캠퍼스를 제외한 다른 곳은 신청 대상에서 제외다. 교육부 글로컬대학 지정 대상을 살펴보면 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 일반재정지원 미지원대학과 매학년도 정부재정지원제한 대학은 신청이 제한된다. 동국대 WISE캠퍼스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은 일반재정지원 미선정, 또는 재정지원제한 대학으로 지정돼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원석학원 산하 경주대와 서라벌대는 통합을 전제로한 혁신계획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원석학원은 글로컬대학 신청과 함께 경주시와 상공회의소 등과 업무협약을 진행하며 분위기 조성에도 힘썼다.
경주시 관계자는 “원석학원이 글로컬대학 신청 제외 학교인 것은 알고 있지만 학교를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어 업무협약을 진행했다”면서 “신청 적합성은 교육부의 몫으로 지자체가 도울 수 있는 부분까지는 도울 계획이다”고 말했다.
원석학원의 글로컬대학 신청에 대해 교육부는 불가를 통보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경주대와 서라벌대는 글로컬대학 신청 제한 학교라는 것을 대학에 알렸다. 하지만 대학이 신청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면서 “신청하더라도 심사에서는 제외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