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흔히들 말하는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을 비롯해 어버이날, 가정의 날(15일), 부부의 날(21일) 등 가정의 의미를 담은 날들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5월은 가족 단위의 화합이나 친목을 위한 날이 유난히 많아 가정의 소중함을 생각하면서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뜻 깊은 달이다. 코로나19로 4년 만에 개최된 경주시 어린이날 큰잔치에는 우천에도 불구하고 5000여명의 어린이와 부모 등이 경주실내체육관에서 다양한 체험행사를 즐기며 가족 간의 정을 나눴다. 또 지난 8일 어버이날에는 경주시 읍면동을 중심으로 각 기관·단체들이 경로당이나 경로단체 등을 찾아 카네이션을 전하고 안부를 묻는 등 오랜만의 일상을 되찾은 훈훈한 모습도 연출됐다.
아이들을 마스크를 쓴 채 바라봐야 했고, 연로한 노부모님의 손도 제대로 잡아드리지 못했던 코로나19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는 시점에 맞은 올해의 5월은 더욱 감사한 달이다.
가족공동체인 가정은 우리 사회의 기본단위이며 핵심적인 삶의 요소이자 원천이다. 하지만 어김없이 찾아온 가정의 달 5월에도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해있는 가정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음이 무겁다.
부부만의 가정이나 1인 가구가 경주에서도 매년 증가하고 있고, 또 가족 간 폭력에 시달리고, 부부가 갈라서면서 아이들이 방치되는 등의 사례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가정은 가족 구성원들끼리 서로서로 보호하고 보살펴주는 안식처의 역할이 필수인데도 현실이 그렇지만은 않은 것이다.
특히 장기간 코로나19 상황을 겪고, 전쟁 등 국제정세의 여파로 경기불황이 닥치면서 서민들의 삶도 녹록치 않다. 이는 가정불화로 이어질 수 있는 도화선이 될 것 같아 위태롭기만하다. 노인 학대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사회문제다. 통계청에 따르면 노인학대는 대부분 가족에 의해, 가정 내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가족 중에서도 아들이 40%를 넘고 이어 딸과 며느리 순이다. 또 빈곤문제로 고독사도 늘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우리의 가정은 건강한지 진지하게 되돌아볼 일이다. 가정의 의미가 퇴색해가는 지금 5월 가정의 달이 담고 있는 의미와 정신을 연중 내내 기억하고 실천하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사회와 가정의 모습 속에 그 존재의 이유를 다시금 묻고 돌아보는 가정의 달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