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포의 어촌마을에서 계주가 20억원이 넘는 곗돈을 들고 해외로 잠적하는 사건이 발생해 주민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경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감포읍의 어촌마을에서 약 20억원이 넘는 곗돈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금은방을 운영하는 계주 60대 A 씨가 계원들로부터 받은 돈을 들고 사라진 것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40여명으로 모두 A 씨의 친구와 지인이다. 이들은 약 20년 전부터 매달 100만원에서 200만원의 곗돈을 A 씨에게 맡겨왔으며 피해 금액은 한 사람당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억 원에 이른다.
주민들이 A 씨에게 많은 돈을 맡긴 것은 오랫동안 알아 온 지인에다 높은 이자율 때문이다.
A 씨가 피해 주민들은 대부분 같은 마을에서 자라 잘 아는 사이로 금은방도 운영해 재력이 있어 큰 의심 없이 돈을 맡겼다. 그리고 일부 주민은 20% 가까운 높은 이자율에 만기 된 곗돈을 찾지 않고 다시 맡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이 알려지고 피해 금액도 늘어나자 주민들은 피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수사기관에 신고했다.
지난 4일 피해자 36명은 경주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경찰은 ‘곗돈 사기사건 수사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계주 A 씨가 사건이 불거지기 전 해외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경 A 씨는 동남아시아로 출국했다. 해당 국가에는 A 씨의 아들이 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기본조사를 마무리한 후 감포에 있는 남편과 아들 등을 상대로 A 씨 귀국을 조율해 소환할 방침이다. 만약 A 씨가 소환에 불응할 경우 여권무효화와 인터폴 적색수배 등 강경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경주시는 감포읍장을 단장으로 한 전담팀을 꾸려 피해자 지원에 나서고 있다. 피해자 지원과 상담을 위한 피해자 신고센터를 감포읍복지센터에 설치하고 고문변호사 제도를 활용해 법률 자문에 나섰다. 또한 피해자 심리 안정을 위해 정신·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