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경제가 어렵다고들 하는데, 사실 그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시절을 돌이켜보면 우리는 항상 경제가 어렵다고 말해왔다. 우리 사회를 전체적으로 본다면 지금의 우리는 경제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 호황이 청년세대들에게는 어려움을 만들어 주는 배경이 되고 있다는 점은 이미 앞서 제기한 바 있다. 부모세대들은 헝그리정신으로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이루며 고도성장의 시대를 살아왔지만, 그 결과는 오히려 청년세대에게는 어려움의 원천이 되고 있다. 더 이상 무한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한계는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풍족하게 만들어주지 못하는 상황을 안겨주었다. 비교적 풍요로웠던 청년들의 성장환경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더 나아지리라는 낙관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부모세대는 그들이 살아왔던 시대와는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자녀들에게 여전히 무조건적인 도전과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부모세대가 살아왔던 시기를 돌이켜보면 성장기에 자신의 꿈만을 생각한다는 것은 호사스러운 욕망인 경우가 많았다. 경제적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주어진 일을 무조건 열심히 해야만 했고 그 결과로 오늘의 호황을 이루는, 이른바 고진감래의 결과를 만들었다. 하지만, 자녀세대의 미래를 설계하는 단계에서의 착오는 여기서 생겨난다. 경제적인 성장이 더해질수록 새로운 세대는 더 많은 경쟁에 시달리고 있고 이 상황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부모세대인 우리는 시각을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청년들에게 무조건적인 도전과 노력을 요구하기에 앞서 그들이 올바른 진로로 진입하고 있는지를 먼저 챙겨봐야 한다. 세상은 다변화되고 청년들의 욕구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사회적인 통념으로 제시하는 ‘좋은 일자리’가 지금의 청년세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 아닐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학습경쟁에서 이겨야 좋은 일자리에 진입할 수 있다거나 혹은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통념에 사로잡혀 있으면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진부한 것 같지만, 그들에게 꿈을 다시 심어줄 필요가 있다. 혹자는 요즘 세대는 꿈이 없는 세대라고 폄하하면서 그들에게 책임을 돌리기도 한다. 과연 그들에게는 꿈이 없을까 반문해본다. 그들에게 꿈을 찾을 시간을 주었던가, 아니면 꿈을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주었던가 돌이켜본다. 꿈은 머릿속에서 막연히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꿈을 가지기 위해서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고 더 많은 체험을 의도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시대이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꿈을 가질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었고 심지어는 꿈을 가지라는 사회적인 기대감도 껍데기만 남은 상태이다. 그들은 오로지 학업 경쟁만이 답이었던 청소년기를 보내왔다. 꿈에도 조건이 있다. 우선 꿈은 자기가 스스로 결정 내려야 온전히 자신만의 꿈이 된다. 그래야 성취를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꿈은 꿈을 꾸는 자신에게 우선 가치가 느껴져야 한다. 자신에게 가치가 있는 꿈이란 결국 부모도, 교사도 그리고 사회에서 주는 압박도 아닌 오롯이 자기 자신의 의지가 만들어 나가야 하는 꿈이어야 한다. 그래야 그 꿈에 애정도 생기고 열정도 따르는 법이다. 다만 꿈은 함께 살아가는 모두를 위해서는 생산적이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생산적이라는 것은 경제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생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에 기여하는 이른바 비영리활동뿐 아니라, 모두를 위해 기여하는 이타적인 활동도 사회적으로는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어서 생산적인 활동이다. 청년세대들이 가치 있고 생산적인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그 꿈에 기반해서 이 시대의 청년들이 바라는 커리어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청년들에게 어려움을 주는 지금 시대의 부모세대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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