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암 검진 수검률에서 경주시가 전국·경북 평균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암 발생에 따른 본인과 가족의 고통 그리고 사회적비용 등을 감안하면 경주시민들의 암 검진 수검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3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주지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암검진사업 대상자 암검진 수검률 집계결과 경주지역에서는 검진 대상자의 42.3%에 그쳤다. 실제 경주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암검진 수검률로, 검진 대상 경주시민 10명 중 약 4명만 검사를 받은 셈이다.
이 같은 수치는 전국 평균(45.6%)과 경북 평균(44.0%)보다 낮은 수치다. 특히 인구분포도 및 검진대상자가 경주시와 유사한 경북지역 내 포항 북구(46.9%), 구미(46.8%), 경산(44.81%)보다도 낮게 나타났다.
앞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경주시민들의 암 검진 수검률은 더욱 낮았다. 2019년 35.2%, 2020년 38.1%, 2021년 39.3%로 도내 23개 시·군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렀다.
암 검진 수검률이 낮게 나타난 것은 실제 암 발생 감소율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중앙암등록본부가 5년마다 집계하는 인구 10만명당 암 연령표준화 발생률에 따르면 경주지역에는 2009년~2013년 523.9명에서 2014년~2018년 498.9명으로 25.0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46.3명, 경북 평균 43.5명에 비해 매우 낮은 감소율을 보인 것.
특히 암 발생 감소현황이 비슷한 인근지역 포항 북구(82.1명), 구미(78.5명), 포항 남구(64.7명)와 대비해서는 더욱 큰 차이를 보였다.
정부는 암으로 인한 의료비 증가 등 사회적비용을 줄이기 위해 전체 건강보험가입자와 의료급여 수급자를 대상으로 국가암검진사업을 벌이고 있다.
위암과 유방암 검사는 만 40세 이상부터 2년에 한번씩, 대장암은 만 50세 이상부터 1년에 한 번씩 받을 수 있다. 간암은 만 40세 이상 간염 보균자 등 고위험군만 6개월에 한 번씩, 자궁경부암은 만 20세 이상부터 2년에 한 번씩 받는다.
건강보험 가입자 중 소득상위 50%는 암 검진비용의 10%만 부담하면 되고, 건강보험 가입자 하위 50%와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다만, 자궁경부암과 대장암 검사는 모두 무료다.
국가암검진을 통해 암을 발견하면 국가에서 별도로 의료비를 지원한다. 하지만 당해 국가암검진 대상자임에도 검진을 안 받았다가 뒤늦게 암을 발견하면 별도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이 같은 제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경주시민들 중 본인이 받을 수 있는 한 가지 또는 여러 가지 암 검진 중 하나라도 받은 사람이 10명 중 약 4명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관련당국이 수검률이 저조한 원인 파악과 함께 국가암검진 사업 홍보와 검진을 독려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주지역 의료계 한 관계자는 “암은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한 만큼 국가암검진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관련당국의 암 검진 사업 홍보도 물론 중요하다. 무엇보다 시민들 스스로가 본인과 가족을 위해, 또 사회적비용 감소를 위해 암 검진에 적극 참여하고자 하는 시민의식은 더욱 필요하다”고 전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주시자 관계자는 “암 검진은 암의 조기 발견·조기치료의 첫걸음으로, 경주시 등 지역 기관·단체와 연계한 홍보를 강화해 수검률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보통 연말이면 수검자가 대거 몰려 검진기관 이용이 어려울 수 있으니 연말이 오기 전 건강검진 및 암 검진을 받을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