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경주지역에도 황사와 미세먼지가 최악의 수치를 기록하며 기승을 부렸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7시 기준 경주에서 관측된 미세먼지는 시간당 최고 763㎍/㎥까지 치솟았다. 이는 미세먼지 대기환경지수 상 ‘매우나쁨’(24시간 기준) 기준인 151㎍/㎥의 505%에 해당한다. 환경부는 이날 오전 11시와 오후 3시 각각 경북의 황사위기경보 단계를 주의로 한 단계 올렸다. 주의 단계 황사위기경보는 ‘황사 때문에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고, 대규모 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때’ 발령된다. 이번 황사로 인한 미세먼지는 일요일인 지난 23일까지 기승을 부렸다. 문제는 올해 봄철 황사가 자주 발생했고, 앞으로도 나타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겨울 몽골 고비사막, 중국 내몽골고원과 만주 등 황사 발원지에 눈이 적게 내리고,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등 황사 발생 확률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방역조치 해제 이후 중국 북동부 지역에 있는 공장이 가동이 늘어난 것도 대기질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미세먼지는 천식과 같은 호흡기계 질병을 악화하고, 폐 기능 저하를 초래한다. 특히 코 점막을 통해 걸러지지 않는 초미세먼지는 폐포까지 침투해 천식이나 폐 질환 유병률과 조기 사망률을 증가시킨다. 세계보건기구는 미세먼지로 인해 매년 700만명이 조기 사망한다며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기도 했다. 공기 중에 초미세먼지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개인별 건강관리에 유념해야 한다. 우선 가정에서는 황사가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 등을 사전에 점검하고, 노약자 등 황사에 취약한 계층은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부득이한 외출 시에는 황사·미세먼지 등 유해물질은 막을 수 있는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 황사나 미세먼지를 개인, 지자체 등의 노력으로는 마땅히 막을 방법은 없다. 점점 심해지는 황사와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해서는 한·중 양국 정부차원의 공동연구와 대응이 시급해 보인다. 그동안 코로나19 등 국제적인 이슈로 인해 미세먼지 저감대책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측면이 없지 않다. 경주시는 비산먼지 발생 사업장 관리 등 지자체 차원의 노력을, 정부는 근본적인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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