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진 채 발견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을 바로세우기 위한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5cm의 기적’으로 불리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 마애불은 지난 2007년 5월 발견돼 16년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넘어진 채로 보존되고 있다. 문화재청, 경북도, 경주시는 지난 14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의 가치와 보존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또 조계종은 지난 19일 ‘천년을 세우다’ 추진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이어 추진위원회는 28일부터 남산 열암곡에서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 모시기 기도 입재 법회’를 시작으로 1000일 기도에 돌입한다. 모두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 바로 모시기와 선명상 프로그램 개발, 명상센터 건립 등을 위해서다. 조계종은 이 같은 원력 결집과 실무적 연구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마애불의 입불을 시행한다는 복안이다. 사실 열암곡 마애불을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들은 그동안 꾸준히 진행돼왔다. 하지만 길이 5.6m, 무게가 80t에 이르고, 산비탈 중턱에 엎어진 상태여서 바로세우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자칫 불상을 세우는 과정에서 파손 우려가 있고, 산 중턱이어서 장비 반입도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경주시가 지난 2015년 3월부터 2016년 9월 5일까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입불방안 연구용역을 의뢰한 결과 ‘자재를 민간헬기와 모노레일로 운반한 다음 호이스트 크레인을 설치한 뒤 불상을 세워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었다. 하지만 당시 문화재위원들은 불상이 위치한 곳의 지반이 연약해 작업 시 파손위험이 예상되므로 모의실험 뒤 성공하면 입불작업을 해야 한다고 자문했다. 현재 불상 주변 지반과 똑같은 환경을 만들고 중량 80t의 암석을 설치한 뒤 장비를 이용해 세우는 모의실험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모의실험에 드는 비용은 약 2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과정 속에서 열암곡 마애불 입불에 대한 추진동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핵심 공약으로 열암곡 마애불 바로 모시기를 내놓으면서 추진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고, 현재 입불 방안 연구용역 등이 재추진되는 등 다양한 노력들이 전개되고 있다. 과거 조사에서 마애불은 1430년 발생한 규모 6.4 지진으로 넘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마애불이 있는 주변의 지반도 연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진, 산사태 등 자연재해로 인한 훼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다. 문화재청 등 관련당국이 열암곡 마애불 바로 세우기를 서둘러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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