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철로 길 ‘상생의 숲길’ 7번 국도를 따라 안강을 거쳐, 포항 유강터널을 지나면 탁 트인 형산강물이 나타나고, 강변에 아파트들이 우뚝합니다. 효자역에서 포항역으로 달리던 기찻길이 없어지고 그 길따라 새 숲길이 조성되어, 시민들의 산책길로 인기를 얻고 있어요. 포항시 그린웨이 프로젝트에 의거, 효자교회→효자역→유강 어린이공원→유강 정수장으로 이어지는 숲길(2.7㎞)로 ‘상생의 숲길’이라고 해요. 이 길을 걷고 쉬면서, 서로 마음을 터놓고 세상사는 얘기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용하자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지어진 것 같아요. 코로나가 물러나면서 봄이 온 지금, 많은 사람들이 수만 그루의 나무가 줄지어 있는 이리로 나와, 걷고 운동하고, 달리고 있습니다. 이 길 따라 전해오는 몇 가지 이야기도 있습니다. ‘효자리 학생 전희 효자비’ 이야기 이 상생의 숲길이 시작되는 곳(효자교회 앞)에 새로 지은 비각이 있고, 그 안에 한문으로 ‘효자리 학생 전희’라고 쓴 비석이 우뚝 서 있습니다. 높이가 160여cm. 폭 40여cm 정도의 화강암 비석입니다. 효행(孝行)에 관해 본받을 만한 좋은 가치가 있어 포항시 향토문화유산 제 2020-1호로 지정되어있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비(碑)만 근처 솔밭에 방치된 채로 있었는데. 1976년 10월에 효자초등교로 이전됐고, 2008년, 효자근린공원으로 옮겼으며, 2020년 다시 이곳으로 옮겨와 있습니다. 이 비에 대한 이야기가 다음과 같이 전해옵니다. 옛날 조선시대 연일면 ‘임강촌’에 ‘전희’라는 착하고 효성이 뛰어난 사람이 있었어요, 그가 소년 시절에 부친이 세상을 떠나자, 묘옆에 움막을 짓고 3년간이나 영위를 모시고 조석으로 호곡을 끊이질 않았습니다. 이 효성에 하늘이 감동하였는지 호랑이가 밤마다 여막에 나타나 그의 신변을 보호해주었고, 그의 모친이 세상을 뜬 후에도 3년 동안 호곡에, 밤이면 또 그런 일이 반복되었어요. 이 지극한 효성이 세상에 알려지자 경상감사가 효자상을 내렸으며, 그가 죽은 후에는 조정에서 효자비가 사액 되었다고 합니다. 그가 살던 마을은 당초 ‘버들골’이라 했는데, 마을 앞으로 흐르는 형산강 뚝 따라 버들이 길게 우거진 아름다운 마을로, 효자비를 받으면서 효자리 ‘유강’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그 후 세월이 흘러 전희 선비와 같은 후학들의 학풍이 전해와 그런지 ‘연일향교’가 있었고, 현재는 포항공대 및 관련학교, 포항 제철 학원은 물론, 올해는 경북과학고등학교까지 새로 지어 이곳으로 이전한다고 해, 여기가 경북에서 선진 첨단 면학 도시로 우뚝 자리 잡고 있어요. 상생의 숲길- 당산목(팽나무) 이야기 전희선생 비 옆에 하늘로 뻗은 당산목 한그루가 별도로 서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좋아하는 신목(神木)으로 여기는 ‘팽나무’입니다. 지금부터 100여년전 효자리 동네 어귀에 심은 것으로 전해와요. 팽나무는 마을 정자나무, 당산나무로 경상도와 전라도 지방에 많이 볼 수 있는 나무입니다. 겨울 추위와 태풍 등 자연재해에 강인하고 단단하여 예부터 선비들이 좋아해 정원에 많이 심기도 했지요. ‘이삭이 패다’, ‘꽃이 피다’라는 말에서 나온 이름으로 가볍고 튼튼해, 가구나 목조 가옥 건축에 잘 사용하며, 잔가지와 껍질로 ‘박수피’라 불리는 약재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 나무는 효자동 SK아파트 진입도로 7번 국도변에 있던 걸 2017년 9월, 현재 이곳으로 옮겨 심었어요. 꽃말이 ‘그리움’으로 다산(多産)과 풍요(豐饒)를 비는 신목(神木)으로 알려져, 가끔 길가는 어르신들이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시곤 합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사&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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