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서울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 올림픽에서 항상 메달권을 노리고 효자 종목으로도 알려졌던 종목이 바로 여자핸드볼이다.
특히 2008년 개봉한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한 여자핸드볼 국가대표팀의 이야기를 그려내며 줄어들던 핸드볼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올림픽 때 반짝 관심을 받기에 평소에는 비인기 종목이라는 그늘아래에서 선수들은 땀을 흘리며 연습을 하고 있다.
경주에서 또한 핸드볼은 비인기 종목으로 시민들은 경주에 핸드볼협회가 있는지, 그리고 경주에 여자핸드볼 경북 대표팀이 있는지 잘 모르고 있다. 다만 한때 핸드볼 국가대표인 박갑숙 씨가 경주여고 출신인 것만이 알려졌을 뿐이다.
경주시핸드볼협회 최병혁 회장은 비인기 종목으로서 겪는 핸드볼의 현 상황을 아쉬워하면서도 최소한 엘리트 선수 발굴과 육성이 가능할 정도의 관심과 지원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경주시민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서는 전국 대회 유치와 각계각층의 협조가 필요하다고도 전했다.
본보에서는 경주에서 또다시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선수가 나오길 희망하며, 선수 육성과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경주시핸드볼협회 최병혁 회장을 만나봤다.
경주시핸드볼협회는?
1960년대 창립된 경주시핸드볼협회는 엘리트 선수 육성 지원을 주로 담당하고 있으며, 경북도민체전과 경북생활체육대축전에 경주 대표팀들이 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경주에는 현재 핸드볼 초·중 여자부가 경북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경주초와 경주여중이 그들인데 경주여고의 경우 선수 부족으로 휴면기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또한 경주공고에 남·여 핸드볼 동아리가 있어서 대회에 출전하고 있으며, 위덕대에도 핸드볼부가 있어 일반부로 출전하기도 한다.
핸드볼과 경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핸드볼 금메달리스트이자 영화 ‘우생순’의 등장인물 실제 모델이 됐던 박갑숙 씨가 경주여고 출신 선수이다.
이밖에도 현재 활동하는 여러 선수들이 전국 실업팀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대부분 중학생 때 학교를 옮겨서 경주 출신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비인기 종목에다 경주에서 자란 선수들이 어린 나이에 타 지역으로 빠지다 보니 경주 내에서 핸드볼이란 종목은 더욱 관심을 잃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자핸드볼 경북 대표로 핸드볼 꿈나무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하고 있는 만큼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핸드볼협회 목표는?
비인기 종목이라는 그늘아래 관심에서 멀어진 핸드볼의 활성화를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무엇보다 시민들로부터 관심을 받아야 예산 지원도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인 만큼 경주에 핸드볼협회가 있으며, 핸드볼이라는 경기를 실제 즐기거나 볼 경우 재미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급선무다.
가장 좋은 것은 결국 대회 유치다. 핸드볼은 강원도 태백시와 삼척시가 전국대회를 대부분 유치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지자체의 지원도 활발하다.
오랜 기간 전국대회를 유치하긴 했지만 경주만큼 스포츠 인프라가 좋지는 않다고 본다. 숙박시설, 식당 등 경주는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인프라가 있지만 아쉽게 핸드볼대회를 유치하기에는 경기장이 부족하다.
현재 핸드볼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경기장은 경주실내체육관과 경주여중 체육관 단 2곳뿐이다. 나머지 체육관들은 경기장 규격보다 작아 경기를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주여중 체육관의 경우 학교 특성상 외부 선수들 출입이 자유롭지 못해 대회를 유치할 경우 실내체육관이 대부분의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전국대회를 소화할 수 있는 경기장만 마련된다면 얼마든지 경주에서 전국대회, 핸드볼 리그를 유치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지역에서 자라나는, 경북 대표로 남몰래 땀을 흘리며 실력 향상을 위해 힘쓰는 핸드볼 꿈나무들에게 더 큰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핸드볼 선수 육성을 위해 휴면기에 들어간 여고부 재창단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아무리 좋은 선수가 육성된다고 한들, 지역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여고부 재창단은 경주여고 측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협회에서 선수 육성 지원과 교육청의 예산 지원이 있다 한들 선수들의 입학을 허락하는 것은 결국 학교다. 이에 협회에서는 경주여고에 핸드볼부가 재창단 될 수 있게 경주교육지원청 등과 논의를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핸드볼부 재창단과 함께 강화된 전학 규정에 대한 검토도 하루속히 이뤄져 경북에서 핸드볼을 배우고 있는 어린 선수들이 경주의 고등학교로 진학해 좋은 성적을 거두길 희망한다.
시민들에게?
핸드볼은 비인기 종목이다. 하지만 경기를 관람하다 보면 속도감과 격렬함,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운동이다. 인지도가 없는 종목이라 당장 큰 변화는 꾀할 수 없을 수도 있다. 경주시핸드볼협회는 비록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지속적으로 핸드볼을 알리고 경주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우수한 선수들이 대거 나올 수 있도록 엘리트 선수 발굴과 육성에 최선을 다하겠다.
경주시핸드볼협회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