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영어 관련 소식을 통해 아줌마의 영어 교육 기준은 명확했다. 첫째, 영어는 교육이 아니라 언어로 익히자(학교 영어 따로, 영어 회화 따로는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했다).
둘째, 웬만하면 쉬운 방법을 찾자(우리 아이들이 할 수 있는가?). 수많은 책과 강연, 인물들을 만났지만 내가 원하는 영어 교육 방법은 없었다. 그러다가 또 실망을 각오하고 간, 한 강연에서 답을 찾게 되었다. 우리가 한글을 익혔듯이 영어를 익혀야 한다. 아이가 태어나 매일 한국어를 듣고 자라다가 엄마, 아빠라고 말하는 것처럼, 처음에는 말귀를 먼저 알아듣고 입이 트이게, 아이에게 충분히 영어를 듣게 하는 것이다.
모국어가 완전히 완성된 초등학교 3학년 무렵에 영어 흘려듣기 시작하여 꾸준히 듣게 하면 아이는 영어를 한국어 못지않게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반신반의하는 그때 강사님이 자신의 큰아들 인터뷰를 보여주셨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영어 흘려듣기만 한 상태에서 초등학교 6학년 때 인터뷰 영상이었다.
엄마(강사)가 한국말로 “영어를 이렇게 익히는 방법에 대해서 넌 어떻게 생각해?”라고 질문하자 아이가 영어로 답하는데, 약간 한국식 영어 발음으로, 굉장히 단순한 어휘들을 사용해서 자신의 생각을 자연스레 이야기했다. 당시에 내 수준의 영어로도 충분히 들리는 인터뷰였다.
그래서 좀 실망했다. 나의 영어 수준은 왕초보였기 때문이다. 역시 발음은 안 되는 건가? 싶은 찰나, 강사가 “저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먹으니까….”하며 화면을 빨리 돌리더니, 중학교 2학년 때 인터뷰 영상을 보여주었다. 같은 아이가 좀 더 커진 모습 그대로였다.
같은 질문을 하자 이번에 답하는 아이의 인터뷰는 놀라웠다. 분명히 같은 아이인데, 미드에서 뛰어나온 것 같은 원어민 발음과 뛰어난 인터뷰는 당시의 내 수준으로는 전혀 알아듣지 못할 정도의 빠르기와 발음이었다. 외국에 나가지 않고 한국에서만 익혔다는 걸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리고 놀라운 점은 강연한 강사님은 이 방법을 통해 자녀에게 영어를 익힌 솔빛이 엄마, 이남수 작가님이 아니라, 나처럼 강연을 듣고, 아이를 이 방법을 통해 영어를 익히게 하다가 강사가 된 분이셨다는 것이다.
또한 이 방법으로 제주도에서는 <들엄시민(제주방언, 듣다보면)>을 통해 많은 아이들이 혜택을 보고 있으며 울산에서도 제2의 들엄시민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작가님과 그 뒤를 이은 엄마들의 강연으로 전국적으로 작은 소모임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유레카! 영어 흘려듣기는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영어 cd를 듣는 게 다다. 말이 흘려듣기지, 학교 공부에 익숙한 내 눈에는 노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게 보였다. 그런데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들을 하나둘 보면서 이 방법이라면 우리 아이들도, 나도 즐겁게 익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난 시간, 나 역시 거부감 없이 아이들이 영어를 즐기는 모습을 경험했다.
2년 정도 터잡기 작업을 통해 미디어 절제 교육을 하며 영어 cd를 틀어줬고 영어방송을 자막 없이 본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영어 흘려듣기를 한 것이 아니라 그냥 노는 시간이었다. 지금 아이들은 영어를 들었던 그 시간만큼 자랐다. ‘영어 나이’ 한두 살이 된 아이들은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는 없지만 대충 알아듣는 정도다. 영어에 관한 다른 교육은 학교 수업이 다다. 아이들은 영어학원을 다니지도 않고 영어 단어를 따로 외우지도 않는다. 그냥 열심히 매일 즐겁게 논다 세계는 더 가까워졌다. 지나영 교수가 말했듯이 고향이 어디냐는 질문에 지명이 아니라 국가를 말해야 하는 시대에 우리 아이들은 살아갈 것이다. 기술이 발달해서 번역기도 통역기도 더 좋아질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많은 차이를 만든다. 강연 이후 엄마들이 모임을 만들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아이들도 엄마들도 모두 만족하고 있다.
물론 이 방법만이 정답이라고 아줌마는 말하지 않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교육이 가족의 행복을,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망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