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행복학교는 지난 16일 북부동 소재 경주시평생학습가족관 1층 소강당에서 뜻깊은 졸업식과 입학식을 가졌다. 이번 졸업식에는 제4회 정규 문해과정 초등 졸업생 13명과 경북도에서는 처음으로 문해중학 졸업생 7명을 배출했다.
경주행복학교의 특별한 졸업식은 △권희숙 교무부장의 ‘학교 연혁과 현황 보고’ △강석근 교장의 인사 △담임교사와 전체 졸업생의 토크쇼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중학졸업생 74세 고정숙 씨는 “경주행복학교 초등과정에 들어와서 처음 한글을 배웠고 중학교에 진학한 다음에는 휴대폰과 컴퓨터까지 배우며 운전면허증을 따는 등 정상적인 생활인으로 살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학교의 가르침 덕분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초등졸업생 76세 박길수 씨는 “초등입학 때에는 주민등록등본을 보면서도 아무 내용을 알지 못했는데, 졸업 때는 내 이름자 밑에 자녀와 손자들의 이름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내가 글자를 아는 기쁨을 확실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경주시평생학습가족관 최인숙 관장과 임활 시의회 행정복지위원장, 정원기, 최재필 시의원, 경주행복학교 고문 임진출 전 국회의원, 삼부치과 한성근 원장, 김성춘 시인의 축사가 있었다. 또한 경북도교육감이 발행한 학력인정서는 경북교육청 정은영 차장이 중학 대표 고정숙, 초등 대표 김영자 씨에게 전달했고, 경북교육감상은 중학 박태현, 초등 정석순 졸업생이 각각 수상했다.
경주시의회 임활 행정복지위원장은 “경주행복학교의 감동적인 졸업식에 와서 학교 상황이 매우 열악한 것을 알게 됐다”며 “우리나라 발전에 크게 기여하신 어르신들이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경주시가 우선적으로 예산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며 졸업생들을 격려했다.
졸업식에 이은 입학식에서는 초등생 7명, 중등생 15명, 문해과정생 8명 등 20명이 입학했다. 입학생 현황 보고에 이어 중학 입학생 이상호 씨의 선창에 따라 모든 입학생들이 함께 ‘신입생 선서’를 하고 교가 제창으로 입학식을 마쳤다.
한편 경주행복학교는 27년 역사를 가진 경북의 대표 성인문해교육기관으로 지금까지 262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현재 124명이 재학 중이다. 재학생들의 평균 연령은 70대 후반으로 이 학교에 와서 처음으로 한글과 산수를 배웠지만, 이제는 글을 자유롭게 읽고 쓰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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