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에 SNS상에 사우스웨스트항공사의 재미있는 기내방송이 기업의 성공사례 중 하나로 회자가 된 적이 있었다. 이 사례는 기업경영에 유머를 접목한 사례로 뿐만 아니라 가족 같은 조직문화에 관한 사례로서 또한 유명했다. 그러나 나는 이 영상을 보면서 조금 다른 측면에서 가졌던 의문이 한 가지 있었다. 그것은 무엇이 이들이 유쾌하고 자발적으로 일을 하게 만드는가 하는 의문이었다. 한때 기업경영에 유머를 적용하는 이론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유머라는 것은 말 그대로 유쾌한 분위기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직원이 유쾌하지 않으면 어떻게 유머를 접목시킬 수 있겠는가. 그 당시의 나 또한 일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듯한 직원들에 대한 고민이 있던 시절이어서 무엇이 영상 속의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승무원들을 유쾌하게 만드는 것일까 하는 점에 관심이 갔었다. 조직사회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 항상 자발적이거나 능동적일 수는 없다. 자발적이거나 능동적인 자세는 기업의 주인이나 경영자가 직원들에게 흔히 바라는 것이다. 그들은 ‘주인의식’이라는 말로 바꾸어 주인이 아닌 이들에게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에 임하기를 요구하기도 한다. 주인이 아닌 이들에게 주인의식을 바라는 것은 누군가의 이루어지지 않을 욕심일 수도 있지만, 이것을 다시 일하는 사람의 자발적이거나 능동적인 자세로 표현을 바꾸면 개인의 성장을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된다. 표현을 바꾸어도 얻는 결과는 비슷하지만, 그 태도의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서 의미는 완전히 달라진다. 개인의 성장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자발성과 능동성을 얻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면 두 가지로 정리된다. 가장 원칙적인 방법은 자신이 현재 하는 일의 가치를 느끼는 것이다. 일의 가치를 느낀다는 의미는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모두가 소중하기에 자신에게 가치있는 일만이 스스로에게 일의 의미를 부여한다. 그 의미를 통해서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태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사람들에겐 모든 면에서 개인차가 있다. 무엇이 자신에게 가치 있는 일인가를 쉽게, 일찍 발견하는 이도 있지만 이걸 찾기 위해서 평생을 방황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내게 가치 있는 일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서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를 무작정 유보할 수는 없다. 그래서 대안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순서를 바꾸어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는 자신에게 가치 있는 일을 함으로써 보다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지금 자신에게 가치 있는 일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면 거꾸로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 혹은 할 수 있는 일에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일의 가치를 인식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쉽지 않은 실천 방법이지만 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활을 둘러싼 모든 것에 가치를 부여해봄으로써 자신에게 가치 있는 일을 역으로 분별해 나가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된다. 자신에게 가치있는 일이라는 것은 결국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이다. 그래서 다시 한번 개인의 흥미적성에 대한 중요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일의 가치를 느끼기 위해서는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적중률이 높은 방법이지만, 세상일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내게 주어진 일에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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