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수록 소중한 것이 건강과 친구라는 말이 있다. 특히 한창 인성이 형성되는 고교시절 친구들은 평생을 두고 흉허물 없는 가장 소중한 친구들임에 분명하다. 그런 친구들이 환갑을 넘겨 무려 41년 전 고교시절 사진 찍은 장소를 찾아 그때 그 모습 그때 그 구성으로 사진을 찍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건기 씨가 지난 3월 5일 페이스북에 1982년 청하보경사에서 찍은 사진과 지난주 같은 장소에서 찍은 다섯 명 친구의 사진을 함께 올렸다. 오른쪽부터 41년 전 그대로 서거나 앉은 모습으로 촬영된 사진인데 1982년 당시에는 필름으로 찍었지만 이번에는 스마트폰으로 찍어 비율과 구도를 맞춰 포토샵까지 했다는 해설도 실었다.
사진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1982년 여름에 찍은 것으로 당시 유행하던 장발형 헤어 스타일과 교련복, 청춘의 풋풋함이 눈에 띈다. 그에 비해 지금의 사진은 짧게 깎거나 빠진 반백의 머리와 관록이 풍부하게 깃든 연륜이 묻어난다. 이건기 씨에 따르면 이 친구들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누구보다 각별하게 친목을 이어오고 있는 가장 친한 친구들이다. 최근 친구들의 자녀들이 임용고시 합격, 공기업과 대기업 취업 등 좋은 소식들을 전해온 걸음에 함께 축하하고 기쁨을 나누자고 모였는데 마침 누군가가 41년 전 고교 졸업하던 때 사진 찍었던 곳에서 다시 기념사진을 찍자고 제안해 이번 촬영이 성사되었단다.
이 사진을 본 페이스북 친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누군가는 당시에 가장 머리숱 많던 분이 지금은 가장 적어 보인다며 세월의 변화를 웃기도 했고 누군가는 교련복에서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또 누군가는 자신도 직접 친구들을 모아 따라 해보겠다며 공감했다.
아닌 게 아니라 이 포스팅을 계기로 친구들끼리 추억의 장소에서 그때 그 구성과 포즈로 사진 찍기를 해보는 것도 추억을 되살리는 좋은 방법 같아 보인다. 특히 경주 같으면 전국의 온갖 학생들이 수학여행 온 곳이니 추억의 수학여행 사진찍기를 권하는 이벤트를 열어보는 것도 새로운 관광 아이디어가 될 것이다. 단순한 사진이 개인사의 한 장면이자 새로운 역사의 한 장면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더욱 SNS는 즐거운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