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불상이 경주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원소재지가 이거사지로 알려진 청와대불상을 원래 자리로 옮기기 위한 ‘이거사지 조사 및 사적 지정·이전계획사업’에 2020년 착수했지만, 발굴허가 부지 내 토지매입 협상 지연으로 지난해 11월 매입 부지에 대한 조사만을 완료한 후 더이상 진척없는 상황이다. 경주지역에서 최근 발굴된 중요한 신라 유적 등의 조사·연구성과를 조명하는 학술발표회가 지난 3일 국립경주박물관 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발표회는 경주지역 문화재의 최신 발굴 성과를 집약해 일반인에게 공유했다. 신라문화유산연구원 강동화 연구원은 ‘경주 이거사지 발굴조사’ 발표를 통해 금당지, 강당지, 회랑지, 추정 중문지, 석탑지, 각종 건물지의 조사 내용을 소개했다.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은 2020년 시굴조사에서 이거사지 석탑과 관련한 사역의 중심권역 건물지 유규가 확인됨에 따라 2022년까지 1·2차 정밀발굴조사를 진행했다. 1차 정밀발굴 조사결과 이거사지 석탑과 남북 방향 동일 축선상에서 금당지와 강당지가 확인됐으며, 이외 건물지 2동과 3기의 배수시설이 조사됐다. 2차 정밀발굴조사에서는 추정 중문지와 회랑지, 대지성토층, 사찰의 사역 범위로 추정되는 석축이 확인됐으며, 와전류와 토기류, 불상의 광배편, 석탑의 보륜편 등이 출토됐다. 강 연구원은 “이거사지는 석탑과 금당, 강당지가 남북으로 일직선상에 위치하는 1탑 1금당식 가람으로 통일신라 전형의 쌍탑가람과는 다른 양상”이라면서 “금당지는 정면 3칸의 방형건물지며, 지대석으로 보아 가구식 기단을 갖춘 건물로 추정된다. 강당지는 주변에 부속건물이 있어 금당지와 규모가 비슷한 것으로 추정되며, 북쪽 추가조사를 실시해 규모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 때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의 원위치에 대해 ‘이거사지’와 ‘경주 남산’을 주장하는 견해가 팽팽하게 맞선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18년 경주 이거사지임을 확인해줄 근거가 나왔다. 일제강점기 자료 ‘신라사적고’에 도지리 이거사터에 다이쇼 2년인 1913년 총독부로 불상을 이전했다는 항목이 있었던 것. 신라사적고에 따르면 ‘과거 완전한 석불좌상 1구가 엄존했는데 지난 다이쇼 2년 중에 총독관저로 옮겼다. 그 외에 목 부분이 손상된 석불 1구와 광배가 있는 석불입상 1구, 석탑 1기 등이 땅속에 묻혀있었다’고 기록돼 있으며 이는 경주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이 옮겨진 시점과 일치한다. 일제강점기 문화재 수탈의 대표적 사례로 알려진 ‘경주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은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관리돼 오다가 2018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승격됐다. 일제강점기인 1913년 데라우치 마사타케 총독이 불상을 경주에서 반출해 조선총독 관저로 옮겨졌다가 현재 청와대 위에 위치한 관저로 이관되면서 같이 이전한 것. 현재 불상의 원위치 확인을 위한 발굴조사는 중심사역 등 일부 토지에 대한 토지 소유자의 발굴 미동의로 조사가 잠정 중단된 상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동의받는 즉시 발굴조사를 재개해 불상의 정확한 위치를 고증할 예정”이라면서 “불상의 원위치가 고증되기 전에는 현 위치인 청와대 내에 보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며, 안전관리에 주의하겠다. 또한 불상의 경주 원위치 이운에 대해서는 관련 전문가, 시민단체, 종교계 및 경주시 등의 의견을 종합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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