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지역 한낮 기온이 20도 가까이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경주시 양남면 신서리 야산에서 불이 나는 등 이날만 경북에서 모두 7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했다. 앞서 지난달 7일엔 경주시 서면 야산에서 불이나기도 했다. 봄철은 건조한 기후에다 바람까지 더해져 산불 발생 위험이 매우 높은 시기다. 산림당국과 전국 지자체들은 매년 2월1일부터 5월 15일을 봄철 산불조심기간으로 정하고 산불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산불은 겨울철보다 봄철에 많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통계를 보면 전국에서 3~4월 발생한 산불이 연간 발생건수의 48%에 달한다. 또 이 시기에 발생한 산불로 인한 피해면적은 6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의 원인은 실화나 논·밭두렁 태우기 등이 90%에 달한다. 이 시기는 등산과 농사일 준비 등 야외활동이 많아지기 시작하고, 산불 취약시기인 청명·한식일도 있어 산불 발생에 가장 유의해야 할 때다. 지난해는 대형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3월 경북 울진군을 비롯해 강원 강릉, 동해, 삼척에서 발생한 산불이다. 당시 행정안전부는 복구계획을 수립하면서 해당 산불 피해를 2261억원으로 집계했다. 이들 산불은 겨울철 가뭄으로 건조한 상태가 지속된 가운데 매우 강한 바람까지 더해져 피해가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도 건조한 기후 조건이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전국 어디서나 대형 산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으로, 경주도 예외는 아니다. 산불로 훼손된 산림이 완전 복원되는데 100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산불은 인명과 재산뿐 아니라 산림을 한순간에 폐허로 만들기 때문에 산불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감시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산불대책을 총점검하고 대비태세를 갖춰야 할 때다. 또 기후변화에 맞는 산불 대책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드론 등 장비를 확충해 조기에 산불을 발견, 진화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사전 대책과 인력도 확충하는 등 빈틈없는 대비만이 대형 재해를 막을 수 있다. 또 산림당국이나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당국이 아무리 예방활동을 벌인다고 해도 주민들의 관심과 경각심이 없이는 산불을 막을 수 없다. 시민들 모두의 각별한 주의와 불조심의 생활화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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