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여러 가지로 기록적인 영화다. 신문기자 출신의 작가 마가렛 미첼(1900~1949)이 쓴 유일한 작품이란 점, 이 책이 전세계적으로 무려 800만부가 팔려 당시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베스트셀러라는 점, 세 명의 감독이 몇 번이나 뜯어고쳐 영화사에 기록될 만큼 오랜 기간 수정작업을 거친 끝에 개봉되었고, 드디어 세계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으로 20년 넘게 최고의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 등이다.  1939년 개봉된 이 영화는 러닝타임이 3시간 42분에 달해 이 자체로도 기록적인 영화인데 작품성까지 놀라워 세계 영화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94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 영화 한 편으로 만인의 연인으로 군림한 ‘비비안 리(1913~1967)’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10개 부문을 석권하는 저력을 발휘했는데 아카데미 시상식이 시작된 이래 5개 이상 부문에서 수상한 첫 작품이라는 기록도 가지고 있다. 미국의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스칼렛 오하라(비비안 리)의 야망과 사랑을 그린 이 영화는 스칼렛의 명대사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를 세계적으로 유행시켰다. 폐허와 포화 속에서 강렬한 삶의 의지를 다짐하는 이 대사는 절망에 빠진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지난 22월 경주중고등학교 서울동창회 제33회 기수 회장으로 취임한 김진우 씨도 인생에서 힘들었던 많은 순간을 이 대사로 이겨왔다고 고백한다. “중학교 다닐 때 학교에서 틀어준 영화가 이 영화였을 겁니다. 그게 아니면 ‘문화교실’로 전교생이 경주시내로 나가 보았던 영화일지도 모르겠어요. 아무튼 이 영화가 삶의 순간순간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합니다” 고향인 아화에서 그 시대 아이들 대부분이 그랬듯 가난하게 자란 김진우 씨는 집안 사정으로 공업고등학교로 진학할 뻔했고 대학도 고교시절에는 목표한 사관학교에 떨어져 좌절도 겪었다. 대학진학 후 4학년을 마치고 늦게 군에 입대하는 통에 어린 고참들의 성화도 견뎌야 했다. LG전자에 입사한 후 직장생활하면서 겪었던 어려움도 여느 직장인에 비해 적지 않았다. 이 모든 힘겹고 어려운 순간들마다 김진우 씨를 견디게 해준 힘이 바로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그 명대사였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힘든 일을 머릿속에 쑤셔 놓고 고민하고 끙끙대 봐야 달라질 게 없잖습니까? 그럴 때는 그냥 탁 놔버리고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마음으로 긴장을 풀어줘야 합니다. 그러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어느 새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게 됩니다” 그렇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쌓아서일까? 김진우 씨는 그를 아는 많은 사람들에게 ‘언제나 활력에 넘치는 사람’, ‘무엇이건 할 수 있는 사람’, ‘누구보다 친근한 사람’으로 통한다. 경주중고등학교 서울동창회에서 기획실장을 맡아 38개 팀 143명이 샷건 방식으로 골프대회를 치르도록 기획한 장본인이기도 하고, LG전자에서 공조 지방영업팀장으로 오래 활동한 배경에는 맺힌 것 없이 시원시원한 김진우 씨의 성격이 단연 한몫했다. 그 털털한 성격의 이면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숨은 가르침이 숨어 있는 셈이다. “아마 이 영화는 네댓 번, 그 뒤로 네댓 번은 더 봤지 싶습니다. 사실 편하게 영화 볼 짬이 별로 없었던 것에 비하면 이 영화를 그 만큼 본 것은 각별하다 할 수 있지요. 그럴 때마다 새롭게 해석되고 또 그때 그때 다른 힘을 받는 것이 이 영화 같습니다” 경주고 33회는 그 기수들의 활동이 각별해 경주중고서울동창회나 경주향우회에서도 특별히 주목하는 출향인 모임이다. 그런 기수의 회장을 맡았고 더군다나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온 상황에서 앞으로의 김진우 씨의 활동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바위처럼 우직하고 단단한 심성을 가졌다고 해서 별명조차 ‘바위’인 김진우 씨, 중요한 역할을 맡은 김진우 씨의 내일은 어떤 태양이 떠오를까? 기분 좋은 기대로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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