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년간 석공일과 드잡이일에 전념해 온 윤만걸 명장이 경상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석재선별부터 전통방식으로 가공 및 조각, 석조물 축조 등의 능력을 갖춘 윤 명장을 경북도가 경주 석장 보유자로 인정한 것.
1995년 경북 최초로 석공예 명장을 취득한 윤 명장은 1969년부터 경기도 마석석재사에서 오영근(오순철 계보) 석장에게 석공기술과 드잡이 기술을 사사했다.
입문 이후 1987년부터 경주지역 문화재 보수·복원사업이었던 사적 제161호 경주동부사적지 정비공사 내 월성해자 및 석교복원 사업에 참여를 시작으로 보물 경주남산 청룡사지 삼층석탑 복원, 국보 양산 통도사 금강계단 정비, 보물 표충사 삼층 석탑 해체보수 등 전통기술을 활용해 수많은 지역의 문화재 보수·복원공사에 참여했다. 2001년부터는 경주남산 유적 장비사업 중 보물 용장사지 삼층석탑 등 경주 남산에 흩어져 있던 폐탑과 석불을 전통 드잡이기술로 경주지역 석조문화재를 복원했다.
특히 그가 보유하고 있는 드잡이기술은 한식진폴을 이용해 석조구조물을 쌓아 올리는 기술로 문화재 보존 및 수리에는 꼭 필요한 기술이지만 현대 중장비 기계로 인해 점점 잊혀가고 있는 실정이다.
윤 명장은 “전통을 전승하는 일이 정말 가치 있는 일이지만 금전적으로는 녹록지 않다”면서 “전승자 지원이나 관리체계, 문화유산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보니 요즘은 전통을 이을 계승자들이 많지 않다”면서 안정적인 전승 환경조성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젊은 시절의 윤 명장 역시 석공 일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이었고, 당시 문화재를 공부하러 한국에 온 한 일본인 덕분에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윤 명장은 “당시 일본의 석공예 흐름과 한국 석공예 비전에 대한 설명 해줬다. 그러면서 힘들어도 참고 극복하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격려해줬고, 그렇게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라면서 “전통기술을 접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견습지원 및 홍보, 활용 등 많은 이들이 전통기술을 접할 수 있도록 운영기관이나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협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문화유산을 소명감으로 제대로 전승하고 계승·발전을 위해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만걸 명장은 석공예 명장 취득 외에도 문화재수리기능자 석조각공, 조경공, 드잡이공 등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석조문화재 석공기술, 제작기법의 전승과 석조문화재 설치에 필요한 전통적 방식의 전승을 위해 체계적인 기술관리와 기법을 두 아들에게 전수하며 후계자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