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6월 경주 백률사에서 도난당한 지장탱화가 약 22년 만에 경주로 돌아온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 지장탱화는 가로 245cm, 세로 277cm 크기다. 탱화에는 지장보살을 본존으로 도명존자와 무독귀왕, 10명의 시왕 등 지장보살의 주요 권속이 그려져 있다. 1900년대 작품으로 비지정문화재다. 지장탱화는 지난 2020년 7월 도난문화재 은닉처에서 발견됐고, 그동안 법원에서 관련 재판이 진행돼 지난해 9월 2심 선고에서 원소유자로 소유권이 인정됐다. 이에 따라 올해 내로 원 소재지인 백률사 또는 본사인 불국사로 귀환할 예정이라고 한다. 발견 당시 포항 보경사, 구례 천은사, 구례화엄사, 순천 선암사 등 14개 사찰의 도난 문화재도 32점도 함께 나왔다. 백률사 지장탱화를 찾은 것은 대한불교조계종과 경찰청, 문화재청이 지난 2014년 10월 ‘불교문화재 도난 예방 및 회수를 위한 협약’을 맺고 공조체제를 갖춘 덕분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측은 백률사 지장탱화가 22년 전 도난 후 제대로 보존되지 않아 일부 손상된 상태라고 밝혔다. 법당 내 탱화를 칼로 도려내 훔쳐가는 바람에 장황이 없어 경주로 와서도 곧바로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문화재 지정은 향후 재평가 후 지정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주에는 가치 있는 문화재들이 도난이 과거부터 잇따랐다. 문화재청 홈페이지에서 경주지역 도난문화재 정보를 검색하면 1993년부터 모두 29건의 지정 또는 비지정 문화재가 도난당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기림사 감지은니묘법연화경 등 2점과 사적 제311호 창림사지 내 ‘석탑재’ 2점 등 중요문화재도 사라져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도난 시기는 1990년대 6건, 2000년~2009년 사이 18건으로, 문화재 관리가 지금보다 허술했을 시기에 집중됐다. 도난 문화재를 현재 기준으로 재평가한다면 비지정문화재들도 지정문화재로 충분히 승격 가능하다. 하지만 도난 후 부적정한 처리로 인해 지난 2020년 백률사 지장탱화와 함께 발견된 일부 문화재는 경화돼 펼쳐지지 않거나 덧칠 등으로 훼손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난 문화재를 찾는 노력이 시급해지는 이유다. 문화재당국은 도난 문화재를 찾기 위해 보다 근본적이고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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