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나무 산책(52) 자작나무 자작나무는 자작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이다. 높이가 대개 20m 정도 자라는데 백두산에 가면 자작나무 원시림을 볼 수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주로 중부 이북의 깊은 산에 자생하고 있으나 어디서나 조경수로 심어지고 있으며, 수피가 흰색이고 수평으로 얇게 벗겨진다. 영화「차이코프스키」를 본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장중한 음악을 배경으로 마차가 줄기가 하얀 나무들이 우거진 가진 숲 속을 지나가는데 이 나무가 바로 자작나무이다. 예로부터 피부가 희면 미인이라 하였는데, 자작나무는 피부가 하얀 나무미인이다. 줄기는 백설처럼 하얗고 나무는 시원스럽게 하늘로 쭉쭉 뻗고 팔방미인처럼 쓰임새도 다양하다. 나무는 조경수로 훌륭한 소재인데 순백색의 껍질과 노란색의 단풍이 아름다우며 강변이나 호수가의 경관조성과 산림의 풍치조성에 이용된다. 목재는 표백성이 좋기 때문에 펄프나 고급용지 생산의 원료로 쓰이며, 가공성이 좋고 잘 썩지 않아 가구재, 단판, 조각재로 활용되었다. 수액과 나무껍질은 약용 또는 식용으로, 그리고 나뭇잎은 향료자원으로 이용된다. 자작나무의 한자이름은 백화(白樺)․백단목(白檀木)․백수(白樹)이며, 대개 화(樺)자는 자작나무를 지칭하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고 간혹 화(華)자로 쓰기도 한다. 결혼식을 올리면 화촉(華燭)을 밝힌다고 하며, 봉투에ꡐ축 화혼(祝 華婚)ꡑ이라고 적어서 축의금을 보낸다. 예전에는 자작나무 껍질에 기름기가 있어서 불이 잘 붙는 것을 알고 등잔불 대신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화촉을 밝힌다 함은 자작나무에 불을 붙여 어둠을 밝히고 행복을 부른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자작나무를 백서(白書)라고도 하는데 이는 옛날 그림을 그리는 화공들이 이 나무의 껍질을 태워서 그 숯으로 그림을 그렸고 가죽을 염색하는데 사용하면서 부른 이름이다. 이러한 까닭에 그림 도구 및 염료를 파는 가게를 화피전(樺皮廛)이라고도 한다. 자작나무 목재는 아주 단단하고 조직이 치밀하여 벌레가 잘 안 생기고 또 오래도록 변질되지 않아 여러 가지로 이용되었다. 해인사 팔만대장경이 자작나무로 만들어졌고 도산서원의 목판 재료도 역시 자작나무이다. 우리 경주의 천마총에서 출토된 장니(障泥;말 발굽에서 튀어 오르는 진흙을 막기 위해 사용한 도구)의 천마도도 자작나무의 껍질로 만들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자작나무는 약재로 여러 방면에 쓰이는데 특히 고로쇠나무나 거제수나무처럼 곡우(穀雨)때 줄기에 상처를 내어 수액을 받아 마시면 무병장수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수액을 발효시켜 만든 술이 아주 명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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