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강읍민들의 생활체육공간인 안강운동장 공사에 대한 부실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92년 월성군 시절부터 건설하기 시작한 안강운동장은 지금까지 총 70여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가운데 공사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10여년 동안 많은 예산을 들인 안강운동장이 바닥이 고르지 못하고 본부석과 운동장의 중심이 일치하지 않는 등 기초공사에서부터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고 트랙에 깔아 놓은 우레탄이 저급하고 바닥굴곡이 심한 등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어 내년 경북도민체전을 앞두고 시급한 시정이 요구 된다.
주민들은 그간 지역 조기축구회나 각종 행사, 읍민들의 생활체육시설로 이용됐던 운동장이 최근 경주시청 하키팀의 연습장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에 따라 인조잔디를 깐 후에는 시설관리를 명목으로 통제함으로써 읍민들의 상시이용이 어렵게 됨은 물론 운동장 주변이 우범지대로 전락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주민여론을 수렴하지 않은 채 수백만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한 하키연습용 고정휀스가 주민여론에 밀려 무용지물이 돼버리는 등 예산낭비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문제점=지난 92년 총 8만3천120㎡의 면적을 확보, 주차장 및 녹지시설을 제외한 3만1천6㎡에 본부석 80평, 스탠드 6천500석을 갖춘 가운데 지난해 경주시청 하키팀 연습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13억8천900만원을 들여 인조잔디 및 아스콘트랙, 투수콘공사를 마친 상태다.
그러나 많은 예산을 들여 건설한 운동장이 당초 예상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첫째, 트랙의 경우 인조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우레탄과 투수콘 포장을 했지만 아스콘이 최하품이고 트랙 전체가 평탄하지 않아 기록경기를 개최하기는 어려운 상태.
더구나 내년 도민체전의 사이클 경기가 개최될 계획이다.
둘째, 본부석과 주 경기장의 중심선이 일치하지 않는다.
경기장과 본부석의 중심이 약 2m 가량 어긋나 있는 상태다.
셋째, 무용지물로 돼 버린 고정휀스 문제다.
하키팀의 슛팅 연습 때 안전을 위해 설치한 고정휀스가 주민들의 여론에 밀려 철거되었다.
800만원을 들여 설치한 고정휀스는 축구경기 시 선수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역 조기축구회와 체육계 인사들의 여론에 밀려 결국 해체돼 운동장 관중석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시청 하키팀은 관계자는 "안전 휀스는 반드시 있어야 할 시설인데 철거됐다"며 "현재는 슛팅 연습을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동식 휀스 설치가 불가피하게 된 상황으로 아까운 예산이 이중으로 들어갈 전망이다.
◆관리실태=현재 안강운동장은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방범체계 및 시민들의 의식 부족으로 유지·보수 관리비가 막대하게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개의 출입문은 이미 각 문마다 3차례 이상씩 보수공사를 했으며 화장실도 수차례의 보수를 거듭했다.
최근에는 경기장을 이용한 시민들이 인조잔디에 담배를 버려 경기장 곳곳이 불구멍이 나있는 등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 야간방범등이 아직 설치되지 않아 야간이면 운동장 주변이 우범지대로 전락해 심각성을 더 하고 있다.
경주경찰서 안강 동부지구대 관계자는 "아직까지 큰 사건은 없었지만 우범지대로 분류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며 "관리인 상시 근무 및 야간조명 시설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의 반응=최근 경기장 내 인조잔디가 설치되면서 경기장 사용을 두고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산대리 한모(31)씨는 "인조잔디 공사 후 시민들에게 개방하는 것은 고사하고 운동장의 셔터를 굳게 닫아 놓은 채 일반인들의 출입을 안 시키고 있다"며 "경주시 하키팀을 위한 운동장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 옥산리 김모(28)씨는 "차라리 모래가 날리더라도 편하게 축구를 할 수 있었던 예전의 모습이 더 좋았다"며 "경기장 주변이 외지에서 들어온 화물차량들의 주차장이 돼 버린 지는 오래고 우범지대로 전락한 안강운동장은 이제 읍민들에게 혐오시설로 인식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안강읍 최학철 시의원은 "지금 안강운동장은 안강읍민들에게 `그림에 떡`에 비유되고 있다"며 "운동장 사용에 대해 시청 하키팀이 연습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안강읍민들의 체육시설로 우선적으로 사용케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경주시의 입장=경주시에서도 앞서 언급한 문제점들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
경주시 관계자는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트랙에 대해서는 당초 배수로 공사부터 잘못 됐다"며 "평탄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우레탄과 투수콘 공사를 마쳤지만 처음부터 기록경기를 개최하겠다는 계획은 없었으며 인조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우레탄과 투수콘 공사를 강행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본부석과 그라운드의 중심선이 일치하지 않는 점에 대해서는 "먼저 그런 사실을 몰랐다"며 "아마 기초공사부터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고정휀스에 대해서는 "시청 하키팀을 위해 나름대로 최소의 예산으로 고정휀스를 설치했는데 결국 인근 주민들의 민원으로 해체 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동식 휀스 설치를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운동장 관리에 대해서는 "운동장 관리에 필요한 관리사무실, 주변 광장 정비 등이 완비될 때까지 인조잔디 보호 및 시민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일반주민들의 운동장 사용을 일부 제한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준공계획으로 부대시설공사인 관리사무실 개수, 주변 보안등, 광장포장, 녹지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