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 신행 귀의 대상인 불(佛)·법(法)·승(僧)을 삼보(三寶)라고 한다. 그리고 불보사찰 통도사, 법보사찰 해인사, 승보사찰 송광사 이 세 사찰을 삼보사찰이라고 한다. 삼보사찰 이외에도 동해 낙산사, 서해 보문사, 남해 보리암은 3대 관음도량이다. 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5대 적멸보궁으로 통도사, 오대산 중대, 봉정암, 법흥사, 정암사가 있고, 갓바위부처로 유명한 약사도량 선본사, 아미타여래를 모시고 있는 부석사, 국보와 보물이 각각 6점이나 있는 불국사도 널리 알려진 유명 사찰이다.
골굴사에는 삼보도, 진신사리 등도 없지만 다른 사찰에서 볼 수 없는 기이한 것이 두 가지가 있으니 선무도와 오륜탑이다. 그리고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마애여래좌상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골굴사 초입에 들어서면 일주문 앞 양쪽으로 다양한 선무도 권법 자세가 눈길을 끈다. 다른 사찰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기가 느껴진다. 일주문 양쪽 기둥에는 주련이 걸려 있는 여느 사찰과는 다르게 금강역사상이 있어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주눅 들게 한다.
또 일주문을 지나 길 양쪽으로도 우람한 금강역사상이 버티고 있다. 다른 사찰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이 사찰만의 독특한 분위기에 일부에서는 골굴사를 한국의 소림사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1960년대 양익 큰스님께서 사장되어가는 승군들의 무예와 관법수행법을 발굴, 체계화하여 이를 1971년부터 범어사 청련암에서 전수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양익스님의 제자였던 설적운스님이 이곳 골굴사에서 부처님 당시부터 전수되어 온 수행법인 불교금강영관 수련법을 현대적 의미인 선무도로 개칭하고 대중들에게 널리 보급하여 많은 수련생과 지도자를 배출하고 있다. 특히 스님은 선무도의 홍보와 전문 지도자를 배출하기 위한 선무도 대학 및 재단법인 선무도 대금강문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선무도(禪武道)’의 ‘선(禪)’은 불타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는 성불의 길을 말하고, ‘무(武)’와 ‘도(道)’는 몸과 마음이 호흡과 조화를 이루어 온갖 분별과 번뇌를 깨뜨려 버리는 금강삼매(金剛三昧)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
골굴사 대적광전 뒤 언덕 위에는 다른 사찰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오륜탑(五輪塔)이 있다. 탑의 형태는 방형의 받침대, 원형의 탑신, 사다리꼴의 옥근, 반구형의 노반을 차례로 쌓고 맨 위에 보주를 얹은 5층의 구조로 되어 있다. 각 층은 불교에서 우주의 근원을 이루는 지(地)·수(水)·화(火)·풍(風)·공(空)의 5대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오륜탑은 밀교(密敎)에 의한 것인데 골굴사와 밀교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궁금하다. 1997년에 조성했는데 태국에서 모셔 온 불사리 3과를 봉안하고 한다.
골굴사에 있는 12개의 석굴 중 가장 높은 암벽에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마애불이 있다. 전체 높이가 4m, 폭이 2.2m인 여래좌상은 손상된 부위가 많으나 전체적으로 강건한 조각 수법을 보인다.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의 『교남명승첩』 가운데 「골굴석굴」에는 목조 전실이 묘사되어 있지만,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 있다.
머리 위에는 육계가 큼직하게 솟아 있고, 윤곽이 뚜렷한 얼굴에 반쯤 뜬 눈이 길게 조각되었다. 코는 크지 않지만 뚜렷하게 각이 져서 타원형의 눈썹으로 이어져 있다. 그 사이에는 백호공이 큼직하다. 입술은 작고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감돈다. 오른쪽 귀가 떨어져 나갔지만, 왼쪽 귀는 길고 크다. 목과 가슴 윗부분은 손상되었다. 옷은 통견이며 옷 주름은 두 팔, 가슴, 하반신에서 규칙적인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유난히 작게 표현된 왼손은 배 앞에서 손바닥을 위로 향하여 넷째 손가락과 엄지손가락을 맞대고 있다. 오른손은 떨어져 나갔으나 항마촉지인으로 추정된다. 훼손이 심해 이를 막기 위해 암면에 화학처리를 하고 투명한 보호각을 설치하였다.
두광은 끝이 뾰족한 홑잎의 연꽃으로 표현하고, 두광과 불신 사이에는 불꽃무늬가 음각되어 있다. 대좌 부분은 마멸이 심하여 윤곽이 불분명하나, 구름무늬 같은 조각선의 흔적이 보인다. 조성 시기는 통일신라 후기인 9세기 후반기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