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낳은 20세기 최고의 거장 앙리마티스의 국내전시 ‘앙리 마티스:라이프 앤 조이’가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 해에서 열리고 있다. ‘행복을 그리는 화가’라 불리는 앙리 마티스는 색채와 선의 새로운 탐구로 예술의 외연을 확장한 아티스트다. 특히 한국에서는 감성있는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2022 한수원아트페스티벌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지난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서울과 부산에 이어 진행되는 국내최대규모의 앙리 마티스 회고전이다. 전시에서는 원작은 물론 영상과 사진, 다양한 체험 등을 통해 앙리 마티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망해 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200여점에 달하는 판화, 드로잉, 아트북, 일러스트 등 마티스의 원작을 비롯해 그를 오마주하고 재해석한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로 마티스의 삶과 예술을 조명하고 있다. 장식품이 가득한 방에서 책을 읽는 모델. 커튼과 테이블, 뒤로 보이는 스크린으로 채워진 작품은 마티스 작품세계에서 장식 미술이 차지하는 위치를 잘 보여주는 걸작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직물 산지인 르카토 캉브레지의 보앵직역에서 태어난 마티스는 직물공의 후손으로 자연스럽게 직물의 패턴과 색상을 접하며 성장하게 된다. 뿐만아니라 화가의 꿈을 안고 상경한 파리에서 장식 미술학교의 수업을 듣기도 했으며, 자신의 작품에 등장하는 도자기와 직물, 의상을 직접 수집해 오브제로 사용할 정도로 장식을 작품세계 중요한 모티브로 활용했다. 특히 전시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아트북 작품이자 마티스의 대표작 ‘재즈’의 원본이 공개돼 그 의미를 더한다. ‘재즈’는 마티스가 여러차례 병마와 싸우며 오래 서있는 것조차 힘들어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됐을 때 좌절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가며 힘들게 만들어낸 작품이다. 1944년 그는 무려 열 두 달 동안 침대에서 가위, 풀, 그리고 핀을 이용해 ‘재즈’의 원형이 될 컷 아웃 작품을 완성해냈고,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3년이라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많은 실패 끝에 마티스는 스텐실 기법의 일종인 포슈아르로 컷 아웃을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냈고, 그렇게 마티스의 예술 세계를 대표하는 작품 ‘재즈’가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미지와 즉흥 연주 사이의 연결을 좋아했던 마티스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 ‘재즈’의 주요 주제는 음악이 아닌 서커스다. 광대, 곡예사, 기수, 검 등 서커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재즈’에서 마티스는 선과 색, 빛의 조합이 정점에 다다른 작품을 선보이며 ‘예술가는 자신의 포로, 형식의 포로, 명성의 포로, 성공의 포로 등 결코 포로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전시의 음악 감독을 맡은 뮤지션 정재형은 마티스의 삶이 펼쳐진 풍경에 서정적인 피아노 멜로리를 더했다. 그러면서 그곳에 흐르는 바람, 파도, 도시의 소리들은 우리를 치유의 세계로 이끈다. 이번 전시의 협력업체 가우디움 어소시에이츠 측은 “최근 예술계에서 앙리 마티스 작품세계가 집중 조명 받으며, 미국, 호주 등을 포함한 전 세계 곳곳에서 앙리 마티스의 특별전이 열리는 마티스 열풍이 불었다. 이중 한국의 전시에서는 마티스의 원형이 되는 선의 세계를 집중적으로 보여준다”면서 “판화는 새로운 기술의 발전과 예술이 결합된 하나의 고유한 장르다. 앙리 마티스가 평생에 걸쳐 본인 손으로 세심하게 제작한 판화 원작들은 한 작품당 20~200점내외의 한정된 에디션이 제작됐다. 무명 작가이던 청년 시절부터 80대에 이르기까지 50년 넘게 지속했던 위대한 프린트메이커 앙리 마티스의 숨결이 오롯이 살아있는 작품을 이해하는 첫 걸음이 되어 줄 것이다. 전시는 4월 16일까지며, 관람료는 만원.(경주시민, 어린이·청소년 50%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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