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간직한 룩소는 어쩐지 경주와 닮은 데가 많았다. 도시전체가 거대한 노천박물관이며 수천년에 걸친 세월이 켜켜이 쌓여있는 고도의 정취가 살아있는 도시였다.
피라미드로 상징되는 카이로가 고대이집트 고왕국의 중심이라면 카르낙신전과 왕가의 계곡의 룩소는 ‘파라오시대’로 일컫는 가장 강력한 왕권과 태평성대를 누렸던 신왕조시대의 도읍지다. ‘테베’라고 불리던 기원전 1천500년경에는 인구 1천만 명을 넘는 대도시였다. 소설 람세스로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람세스2세도 이곳에서 66년간 파라오로 활약했었다.
카이로에서 500km거리의 룩소는 나일강을 중심으로 동안에는 카르낙, 룩소 등의 신전과 도시를, 서안에는 왕, 왕비, 귀족 등의 석굴무덤의 죽은 자의 도시, 네크로폴리스를 건설했다.
룩소에 산재한 왕가의 무덤과 신전에는 이집트문명의 혼과 신화의 숨결이 잠들고, 테베시절의 영광을 무상한 역사에 앗긴 채 굳은 침묵으로 조용히 웅변하는 파라오들의 슬픈 영혼의 노래가 들리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