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어 주 전 서울에서 친구들 모임하다가 한 친구의 염려를 들었다. 오랜만에 오래전 아카데미 극장 사거리쪽으로 가다가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외국어 간판이 즐비한 것에 놀랐고 외국인들이 많아서 더 놀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쪽에 혹 범죄가 많지 않나 물었다.
2020년 기준 경주의 인구분포를 보면 외국인 등록수가 무려 1만231명이다. 그들 중 성건동에 3256명, 외동읍 2747, 동천동 851명 순으로 거주한다.
국적별로는 베트남 3053명, 우즈베키스탄 1335명, 카자흐스탄 919명, 인도네시아 426명 순으로 많다. 이런 수치만 봐도 경주가 외국인과 함께 더불어 사는 곳임을 명확히 알 수 있다. 구도심에 외국인 마켓이 많은 것은 이런 거주환경을 반영한 것이다.
영화 ‘완득이’에 보면 필리핀 출신 식당 홀서빙 어머니를 향해 아버지가 하는 인상 깊은 말이 있다. “너희 엄마, 자기네 나라에선 대학 나온 사람이다”
우리나라도 초기 미국이나 일본에 이민 간 사람들은 대부분 고학력자였다. 그래도 초기 이민자 대부분은 청소나 막노동 등 3D업무에 종사했다. 말이 어렵고 문화가 달라 그게 덜 필요한 힘든 일을 찾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금 경주에 와 있는 외국인 거주자나 노동자들 역시 대개가 그 나라에서는 그래도 다른 사람들보다 트인 사람들이다.
윤석준 씨가 페이스북에 인도네시아 식당에 간 사연을 올렸다. 함께 간 일행이 외국인 식당인데 괜찮으냐고 물었다는 사연과 함께다.
“인도네시아에 가지 않고 이렇게 먹을 수 있으니 감사하다고 했다”
윤석준 씨 말이 역시 외국 자주 다닌 여행가답게 보였다. 마침 윤석준 씨는 세계문화교류회, 경주국제교류회 등을 이끄는 활동가이기도 하다. 외국인에게 열린 마음이 외국인을 진정한 우리 국민으로 만드는 지름길일 것이다.
마음을 나누는 곳에 범죄가 설칠 리 없다. 더구나 경주는 이미 천년 전에 온갖 외국인이 와서 살던 국제도시였다. 경주가 가진 대외 포용성이 그만큼 컸다는 반증이다. 그때만 못해서야 천년 도시 경주 체면이 서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