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호랑이해인 2022년 임인년(壬寅年) 한 해가 저물어간다. 연말이면 관용구처럼 ‘다사다난 했던 한 해’라는 문구를 쓴다. 어느 해라도 다사다난하지 않은 해가 없었지만 올해는 이 문구가 더욱 다가온다. 상반기 대통령선거와 6.1 전국동시지방선거 등 두 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갈라진 민심, 대외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전 세계적으로 경제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분열과 대립이 지속되는 정치권의 정쟁은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
교수신문이 매년 선정하는 올해 사자성어는 ‘과이불개(過而不改)’다.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의미다. 과이불개에는 이태원 참사와 같은 국가적 비극에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세태 등이 반영됐다는 시각이 많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듯, 정치적 논란은 지방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2022년 경주도 어려운 한 해였다. 갈수록 서민경제는 악화되고, 도심과 지역 곳곳에 소상공인들의 폐업으로 빈 점포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엔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강습하면서 인명피해와 역대급 규모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현재 응급복구는 완료됐지만 항구적인 복구까지는 아직 시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인구도 매년 줄어들다 지난 10월 말에는 결국 25만명선이 무너졌다. 경주시는 올해 초 열린 시무식에서 청년의 해를 선포하고, 향후 5년 간 각종 정책들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성과를 기대하기에는 이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경주시가 역대 최대 규모의 국·도비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경주시는 내년도 국비 8321억원, 도비 1782억원 등 국·도비 예산 1조103억원을 확보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국비 확보는 경주 발전의 완성에 밑거름으로, 무엇보다 어려움에 처한 지역 현실에서 의미 있는 결실이라 할 수 있다.
2022년을 돌이켜보면 힘든 한 해였다. 자연재해와 경기침체 등 어려운 점이 하나둘은 아니었지만 시민 모두 슬기롭게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올해의 어려움을 딛고 희망찬 새해를 맞을 채비를 하며, 그렇게 역사의 한 장이 또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