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중고서울동창회 송년회에서 제1회 봉사대상을 받은 한주식 지산그룹 회장(오른쪽)과 이태우 동창회장.
지난 14일 밤, 인터콘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 하모니볼륨에서 경주중고 서울동창회(회장 이태우 / 이하 동창회)가 300여 동문이 참석한 가운데 오랜만에 송년회를 열렸다. 특히 이날 송년회에는 제1회 봉사대상행사를 마련해 수상자로 오랜기간 나눔을 해온 한주식 씨를 선정해 포상했고, 여느 해의 행사와 달리 후반부에 동춘서커스단(단장 박세춘)의 초청공연을 넣어 ‘공연형 송년회’라는 칭송을 들었다. 오후 6시 30분에 시작된 동창회 행사는 여러 가지 기록할 만한 선례를 남긴 것으로 알려지며 앞으로 대규모 모임들의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이 동창회는 그간 후진국형 행사로 알려졌던 축사와 격려사 같은 군더더기 요식행위 인사말을 모두 1부 식사시간으로 돌려 연설을 듣느라 지루한 행사를 개선했으며, 본회의인 2부 행사에서는 중요한 동문들의 인사말을 20~30초짜리 영상으로 받아 화면으로 대체하는 새로운 연출을 시도했다. 대신 전경회장단과 고문단 등 중요한 동문들에 대한 예우는 기수 입장시 함께 등장하며 박수로 맞이해 동창회에 헌신한 인사들에 대한 예우도 각별히 표현했다. 또 이날 동창회 행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유튜브 ‘경주중고등학교서울동창회TV’로 생방송 중계해 송년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동문들의 간접참여도 이끌어냈다.
이 동창회는 공로상으로 제 28대 동창회장 손병기 회장과 제29대 황문섭 회장, 제29대 윤주식 감사, 제28대 및 29대 유춘록 사무총장 등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동창회는 이어 이윤희 씨 등 신임고문과 진세호 씨 등 신임자문위원을 위촉한 후 모교 경주중고에 야구부 후원금 및 장학금을 전달하고 경주고 3학년 주임 주기영 교사에게 올해의 교사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이 동창회에는 동창회 사상 처음으로 봉사대상 시상식을 거행, 이 동창회 고문이기도 한 지산그룹 한주식 회장을 첫 수상자로 선정 시상했다. 한주식 회장은 다년간 매년 20억 넘는 기부로 불우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도운 공로를 인정 받아 첫 봉사대상을 수상했다. 한주식 회장은 돈을 버는 방법은 돈과 밀당하는 것으로 기부와 나눔이 돈을 버는 비결이라 강조하고 어떤 상황에서건 어려운 순간이 오면 그 걸림돌을 디딤돌로 삼아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동창회에는 소프라노 서진경 교수의 초청공연과 이 동창회 회원이자 고문으로 위촉된 박세환 씨가 이끄는 동춘서커스단의 초청공연으로 공연형 송년회의 신기원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서진경 교수는 그리운 금강산, 오 솔레미오(오 나의 태양), 오미오 밥비노카로(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등 세 곡을 불러 참석자들을 감동시켰다. 동춘서커스단은 20여명의 단원이 출연해 모자 돌리기, 훌라후프, 발레 곡예, 전신 변검, 고난위도 아크로바틱, 삐에로 공연 등 수준 높은 무대를 선보여 예년에는 일찌감치 행사장을 떠났던 동문들을 행사가 끝날 때까지 붙들어 놓는 효과를 발휘했다.
한편 이날 이 동창회 이태우 회장은 경주중고서울동문들이야말로 진정한 화랑의 후예라 강조하고, 희망과 신념과 아량을 갖추고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동문이 되자고 했다. 또 이번 행사를 기획한 손원락 사무총장은 “이번 행사를 무언가를 바꾸는 첫 시도로 기획했지만 한계도 분명히 있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재미있는 행사를 만드는 과도기적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