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다. 몇 해 전만 해도 ‘망년회다, 송년회다’ 매년 시끄러운 연말연시 관련 뉴스가 넘쳐났었는데, 지난 삼 년의 코로나 상황은 우리의 연말연시 풍경도 많이 변화시켰다. 코로나 상황에서 각국은 경기부양책으로 현금을 마구 풀어놓았고 이제는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초강도 인플레이션 상황이 도래했다. 안타까운 점은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각국은 금리 인상과 긴축정책을 내놓으며 경기가 더 안 좋아질 거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캐롤도 사라졌다. 얼마 전에 일어난 이태원 참사의 영향이다. 젊은 청년들을 어이없게 보내고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교수들이 뽑은 올해 고사성어 과이불개(過而不改)”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 여야를 막론하고 서로를 비방만 하고 스스로 고치지 않는 정치판을 꼬집어 이야기한 것이다. 그런데 정치판만 그럴까? 부모가 되면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순간이 자주 온다. 지식을 가르치는 것은 쉽다. 도덕과 윤리를 가르치는 것 또한 어렵지 않다. 세상의 이치 역시 아이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행동하는 것은 어떤가? 아이들에게 도덕과 규범을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만 우리가 매일 도덕과 규범을 제대로 지키고 있을까?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들과 열심히 나눴지만 우리는 환경을 지키기 위해 얼만큼노력을 하고 있을까? 아이들의 눈에 비친, 우리 어른들의 모습은 ‘아이들의 모범’이 아니라 오히려 ‘위선’을 가르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학교폭력으로 고통받는 아이들 관련 뉴스가 나올 때면 가슴이 철렁한다. 갈수록 잔혹해지는 어른들의 범죄와 너무나 닮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점점 잔인해지고 악랄해지고 교활해지는 아이들의 언어적, 물질적, 신체적 폭력성을 보면서 이게 다 우리 어른들이 은연중에 아이들에게 가르쳐준 것이 아닌가 하며 자책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너무나 쉽게 노출되는 잔혹한 뉴스나 영상들, 세계적인 한류 콘텐츠로 대한민국의 자랑이 된 <오징어 게임>도 마찬가지다. 초등학생 중에 오징어 게임을 못 본 아이들은 별로 없을 듯싶다. “아이들이 보았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아이들이 보고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이 남았는지 부모가, 어른들이 모른다는 것이 문제다. 오징어게임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들이 쉽게 접하는 각종 미디어, 뉴스, 영상들. 아이들과 함께 봐봐라. 아주 가관이다! 이게 정말 모든 연령층이 볼 수 있는 콘텐츠인지 의심스러운 것마저 있다. 또한 나이가 다른 형제, 자매들이 볼 경우, 아이들끼리 나누는 대화를 통해 아주 충격적인 경험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아줌마는 말하고 싶다.세상에 공짜는 없다. 밥을 먹이기 위해 아이에게 보여준 뽀로로 영상, 사랑하는 아이의 부탁과 간절함에 사준 스마트폰,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각종 교육프로그램… 아이들과 새로운 전투의 시작일 뿐이다.“정말 아이를 위한 것인가?” 밥을 먹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와 실랑이를 하기 싫어서, 빨리 먹이고 쉬고 싶어서 꾀를 부린 것이 아닐까? 아이의 부탁이나 간절함에 넘어간 것이 아니라 귀찮음에 그냥 빨리 벗어나기 위해 사준 것은 아닐까? 아이의 자존감이 아니라 아이의 성적을 통해 나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니었을까?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 가족 관계를 위해서 ‘미디어절제교육’을 권한다. 가족이 다함께 먹는 식사 자리에서 각자 핸드폰을 만지는 모습이 정상인가? 이 아줌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바꿔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