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문재인 전 대통령이 키우던 풍산개 ‘곰이, 송강’을 정부에 반납한다는 기사로 세간이 시끄러웠다. 반려동물을 가족같이 대하는 동호인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곰이와 송강이는 2018년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청와대에 선물한 풍산개이다.
윤석열 정부와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소통과 배려의 문제로 정치하는 사람들의 탐욕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김영삼 대통령을 제외하고 모두 반려동물을 키웠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스패니얼 종류인 ‘해피’, ‘스마티’, ‘그리티’ 등 여러 마리의 스패니얼 종을 키웠다. 7세 어린 나이의 아들을 떠나보내고 슬하에 자식이 없었던 이승만 대통령에게 반려동물은 가족이었다. 4.19 사태로 급하게 미국 망명을 한 후에도 고국에 있는 해피를 몹시 그리워하여 극비리에 해피를 하와이로 데려가 남은 생을 함께 했다.
5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박정희 대통령은 진돗개, 스피츠, 치와와 등 여러 종류의 반려동물을 키웠다. 퍼스트 독(First dog)은 스피츠 품종인 ‘방울이’와 진돗개인 ‘진도’였다. 방울이는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한 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를 떠났다.
전두환 대통령은 ‘송이’와 ‘서리’라는 진돗개 두 마리를 키웠다. 진도군에서 선물한 ‘송이’와 ‘서리’에 직접 사료를 주고, 산책을 시킬 정도로 무척 아꼈고 퇴임 후에는 사저에서 키웠다. 2003년 재산 압류 때 진돗개가 경매 대상으로 등록되었고, 전 대통령의 이웃이 입찰자로 나서 낙찰을 받아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되돌려 줬으며,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후를 함께 했다.
노태우 대통령은 요크셔테리어를 키웠다. 요크셔테리어 네 마리는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함께 지냈지만, 이후의 행방은 밝혀지지 않았다.
김대중 대통령 임기 중에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선물한 풍산개의 이름은 ‘단결’과 ‘자주’였으나, 우리 정부에서 ‘우리’와 ‘두리’로 개명하였다. 풍산개는 경산의 삽살개와 함께 자랐으며, 또 진돗개와 교배하여 ‘통일’이라는 자견을 낳기도 했다. 이후 국민의 공개 요청으로 서울대공원으로 거처를 옮겨 14세까지 살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에 들어가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기르던 진돗개와 삽살개를 넘겨받았지만 쉽사리 친해지지 못하고 서울대공원으로 보낸 이후부터 재임 기간 중 청와대에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았다. 퇴임 후 고향인 봉화마을로 내려갔을 때 보더콜리인 ‘누리’를 선물을 받아 키웠다.
이명박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개에 대한 가장 많은 사진 자료를 남겼다. 2009년 청와대에서 태어난 진돗개 ‘청돌이’는 이 대통령과 출퇴근, 운동을 함께 하며 대통령과 사적 시간에 늘 함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의 퇴임 이후에도 논현동 사저로 함께 데려가 함께 생활하는 모습이 종종 알려졌으나, 2018년 이 대통령의 구속 이후 소식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젊은 시절 박정희 대통령과 함께했던 스피츠 종 ‘방울이’를 떠나보내고, 동생 박지만 씨가 선물한 진돗개 ‘봉달이’, ‘봉숙이’도 떠나보내며 반려견을 키울 용기가 나지 않았지만, 박 대통령 취임 당시 이웃 주민이 선물한 진돗개 ‘희망이’, ‘새롬이’와 함께 청와대에 들어갔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이후 ‘희망이’, ‘새롬이’와 새끼 중 5마리는 혈통보존단체 등을 통해 입양됐으나, ‘태극과 리오’는 마땅한 입양처를 찾지 못해 청와대에 남아 있었다.
대한민국의 19대 문재인 대통령은 ‘동물을 가장 사랑하는 대통령’이었다. 유기묘 출신으로 최초의 퍼스트 캣이 된 ‘찡찡이’와 유기견 출신이었던 퍼스트 도그 ‘토리’를 입양하여 키웠고, 이번 12월 11일에 죽은 ‘마루’는 오랫동안 키웠던 반려견이었다. 또, 북한 김정은의 정상회담 선물로 받은 풍산개 ‘곰이와 송강’은 국유재산으로 등록되어 있었다.
윤석열 정부가 문 전 대통령이 키울 수 있도록 배려를 하지 않아 더 이상 키울 수가 없어 국유재산이기 때문에 정부에 반납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반려견을 선거 득표 목적으로만 종종 키웠다.
이제 반려동물은 가족과 오랫동안 함께하는 것이 보편화 된 시대임을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한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