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돈 순교비’에 디지털 맵핑 영상이 입혀져 신라 불교공인의 계기가 된 사건이 한층 입체적으로 전달된다. <사진>
역사와 전설, 정토 이야기와 함께 만나는 신라 불교 조각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전시가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지난 6월부터 휴관에 들어갔던 신라미술관 불교미술실을 불교조각실로 새롭게 개편해 재개관했다.
불교조각실은 한국 불교미술을 대표하는 신라의 불교조각을 소개하는 상설전시 공간으로 이번 전시는 △제1부-신장, 신라와 불법을 보호하다 △제2부-전설이 된 신라의 부처와 보살 △제3부-약사여래의 정토 등 총 3부로 구성돼 백률사 금동약사여래입상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 월지 출토 금동판삼존불상 등 불교조각 57건 70점을 선보이고 있다.
작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색채와 장식을 최소화한 공간으로 조성된 불교조각실은 사방 노출 전시로 조각상이 지닌 조형성과 에너지를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전시돼 있다. 또한 지진에 대비한 면진 받침대 설치, 전면 저반사 유리 도입으로 문화재 안전과 최적화된 전시 관람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뒀다.
1부 ‘신장, 신라와 불법을 보호하다’에서는 불교가 나라를 지켜준다는 신라 사람들의 믿음을 금강역사, 사천왕, 팔부중 등 신장상이라는 유형의 조각을 통해 전달한다.
2부 ‘전설이 된 신라의 부처와 보살’에서는 ‘삼국유사’에 전하는 부처와 보살이 등장하는 설화를 배경으로 신라의 불·보살상을 소개한다.
3부 ‘약사여래의 정토’에서는 조형적 완성도가 뛰어나 신라 불교조각을 대표하는 백률사 금동약사여래 입상을 단독 전시했다. 특히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전시 연출을 통해 수준 높은 조각과 주조 기술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이 밖에 전시실에는 △디지털 맵핑 영상 ‘이차돈-꽃비 내리는 길’ △신장상의 다양한 이미지 영상 ‘돌과 빛으로’ △한석홍 작가의 사진을 활용한 영상 △일러스트 영상 ‘불국에 닿은 신라인의 삶과 꿈’ △경주 주요 불상을 담은 영상 등 다섯 편의 영상을 상영한다.
또한 불교조각실의 대표 전시품인 백률사 금동약사여래입상과 장창곡 석조미를여래삼존상의 축소 모향을 점자설명문과 함께 배치해 관람객이 만져보고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전시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박아연 학예연구사는 “불교조각실이라 하면 대부분 불상을 연상하게 되는데 제1부에서 금강역사, 사천왕, 팔부중 등 불법을 수호했던 신장상들을 한곳에서 집중해서 만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단순히 신앙의 대상, 혹은 종교적인 하나의 상징물이 아닌 이번 전시를 통해 당시 조각공예와 주조기술, 금속공예 등의 우수성을 살피고 시대상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