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근섭 작가의 열네 번째 개인전이 이달 30일까지 복합문화공간 로드22 내 갤러리미지에서 열린다. ‘바다와 사람’이라는 주제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인생의 여정을 빗댄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바다 내음 짙게 배어져 있는 부둣가의 풍경에서 시끌벅적하고 분주한 사람 사는 이야기가 예측된다. 고깃배 소리와 함께 매캐하고 비릿한 냄새가 뒤섞인 부둣가 풍경에서 감성적 자극과 영감을 받는 작가. 그에게 부둣가 항구 풍경은 옛 시절 아련한 기억을 자극함과 동시에 고단한 삶의 무게를 견디게 하는 희망이기도 하다. “바닷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인생의 희로애락이 뒤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 큰 파도가 몰아쳐 출항을 하지 못하고 항구에 묶여 있어도 곧 평온해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되죠” 노란색 바탕은 곧 인생에서 다가올 기쁨과 환희의 염원을 담은 희망의 색이다. 작가의 작품에서 암갈색의 정박해있는 배들은 파란색과 보라색, 붉은색이 뒤섞여 인생의 희로애락을 상징한다. 그리고 철판의 오래된 녹이 피어있는 듯한 배의 질감은 살아온 삶의 깊이를 얘기하며, 깊은 삶의 한가운데서 노란색 희망의 닻이 올려진다. “날씨가 좋은 날, 기분 좋은 출항을 했지만 때론 뜻하지 않는 난관에 부딪혀 좌절하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좌절감조차도 다시 다가올 희망으로 받아들이고 지금 있는 평온조차도 자만하지 않게 되는 거죠. 그것이 바다입니다. 그리고 그런 바다의 시작점이 바로 부둣가입니다” 2017년부터 부둣가를 주제로 작품 활동을 펼쳐온 작가는 그렇게 인생의 희로애락을 작품에 담아오고 있다. “정박해있는 배들은 해가 뜨기를 기다리며 희망과 큰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곧 해가 뜨고 고된 일이 시작되겠지만 만선의 꿈을 꾸며 말이죠” 작가는 한적하고 서정적인 바다 풍경이 아닌 거친 터치와 강렬한 색감으로 인생의 여정을 절절히 화폭에 구현하고 있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부둣가 시리즈 외 선보인 경주를 상징하는 작품 천마도도 눈에 띈다. “부산에 거주하고 있지만 경주 남산이 좋아 가끔 경주를 찾습니다. 남산을 오르내리면서 펼쳐지는 자연경관도 멋지지만 남산 일대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화유산들을 통해 작품에 대한 모티브를 얻거나 때로는 위안과 격려를 받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한적하고 예쁜 도시 경주에서 개인전을 하게 돼 의미가 더 남다릅니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경주를 오가며 곳곳의 풍경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여근섭 작가는 부산대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개인전 14회, 아트페어 및 그룹전 150여회에 참여했으며, 현재 부산에서 여근섭화실을 운영하며 미술 저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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