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사기에 나타난 실존 인물들이 겪었을 전쟁과 사랑, 가난과 죽음, 당시 널리 퍼졌던 불교와 문화 등 우리 민족의 아름다움을 서사로 풀어낸 장편소설이 최근 발간됐다. <사진>
고대 음악과 향가, 전쟁 기술가 전투 방식은 물론 그 시대의 생활상, 쪽물 염색, 신라인의 축제였던 중농제와 팔관회를 기록과 고증에 의해 최대한 복원해 이야기로 엮은 안영실 작가의 장편소설 ‘설화’다. 소설 제목인 설화는 주인공의 이름이자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민담과 소설의 본래적 의미인 이야기꽃을 피운다는 뜻을 함께 담겨 있다.
책은 서기 600년부터 613년 신라 진평왕 시대, 고구려, 백제, 왜와 전쟁을 계속하고 있는 신라의 이야기다.
안 작가는 “소설 ‘설화’는 역사가들의 해석을 넘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장감을 표현하려 했다”면서 “진평왕 시대의 시대상과 전쟁과 화랑, 불교가 대중에게 스며들던 시대 원광법사의 행적을 재조명했다”고 설명했다.
장편소설 설화에는 ‘가실과 설씨녀’ ‘추항과 귀산’ ‘원광법사’ ‘검군과 창예창 사건’ 등 삼국사기 열전에 나타난 이야기가 담겨있다.
안 작가는 “경주의 독특한 분위기와 에너지에 매료돼 삼국사기 열전에 나타난 이야기를 소설로 쓰게 됐다”면서 “방대한 자료를 찾으면서 이들이 왜 열전에 등장했을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토리의 전개는 삼국사기 열전을 본 사람들은 알 수 있기에 스토리보다 디테일에 공들였다”면서 “스토리가 전개되는 전후 사정을 살펴 역사로 밝혀지지 않은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책을 발간하기까지 안 작가는 “많은 양의 책을 읽고, 찾을 수 있는 모든 자료를 보며 10년 동안 열심히 촘촘하게 썼다”면서 “고대를 연구한 학자들의 수많은 저서와 자료가 없었더라면 책을 쓸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여러 선학들의 노고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저자 안영실은 1996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부엌으로 난 창’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큰 놈이 나타났다’ ‘화요앵담’이 있으며, 2018년 박인성 문학상을 수상, 오래된 이야기와 비밀을 찾아가는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