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신라역사관(56왕 6부전) 건립 사업이 다시 기지개를 펼 전망이다. 경주시가 신라역사관 건립 부지 매입을 위한 2023년도 정기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이 지난달 29일 시의회 문화도시위원회를 통과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신라역사관은 남산동 일원 55필지, 9만8282㎡ 부지에 건축면적 6130㎡, 지상 1층 규모로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내부에는 역대제왕관, 육부화백관, 체험교육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는 국·도비(330억원) 포함 총사업비 49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시는 관련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이 의회를 최종 통과하면 사유지 매입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업 기간은 2031년까지 10년간으로 계획했다.
시 관계자는 “2000년 역사도시 경주의 제왕·위인·문화·역사를 총망라해 전시함으로써 역사문화도시 조성 및 정체성을 확립하고, 신라와 경주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와 교육 체험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제안사유를 밝혔다.
또 “신라역사관은 신라 천년의 역사와 정신문화를 역대 왕과 역사인물을 중심으로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계획한 시설”이라며 “주 기능은 전시·체험이지만 경주시의 도시 특성과 역사·문화·교육 효과 제고 등을 위해 다목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남산동 일원 부지를 선정한 것에 대해서는 “운영의 효율성과 방문객을 높이기 위해 인접한 남산의 역사문화자원 및 경북도가 추진 중인 경북천년숲정원(경북산림환경연구원) 등과 연계될 수 있도록 공간과 동선 등을 계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준호 경주시 왕경조성과장은 “그동안 신라역사관 장소 등의 문제로 문화재청과 협의가 어려워 사업 추진에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며 “위치적으로 인근 통일전과 남산의 문화재, 경북천년숲정원 등과 연계돼 향후 입지조건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라역사관 건립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준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신라역사관은 지난 2013년 대신라궁성 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경주시에 6만여명의 서명서를 전달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추진위는 사로6부촌장전, 신라56왕전, 신라역사문화관을 부지 35만㎡에 건축연면적 1만1300㎡ 규모로 건립할 것을 요구했었다. 사업비만 총 1900억원 가량이었다. 하지만 당시 이 사업을 먼저 추진했던 경북도와 경주시의 사업규모와는 차이를 보이는 등 추진위와 이견을 보여 왔다. 또 사업 부지를 신라왕경 인근으로 물색해왔지만 문화재청과 협의가 되지 않으면서 난항을 겪어왔다.
이 때문에 경주시가 이번에 사업을 재추진하면서 당시 제기됐던 사업규모 등을 두고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최시형 선생 생가 복원 사업 난항 예상 동학 제2대 교주 해월 최시형 선생 생가 복원 타당성 조사를 위한 2023년도 정기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도 시의회 문화도시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생가복원을 위한 국비 등 예산확보가 차질을 빚으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경주시는 해월 최시형 선생 생가복원 사업을 위해 국비 20억원을 지원받겠다는 계획이었지만, 문체부가 종교 간 형평성을 이유로 예산을 일반회계에서 균특회계로 전환할 것을 권유하면서 국비 확보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는 것. 여기에 내년 생가 복원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실시할 예정으로, 용역 결과에 따라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번에 경주시가 제출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에 따르면 최시형 선생 생가 복원에 국비 10억원, 도비 7억500만원, 시비 56억4500만원 등 총사업비 총 73억5000만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황오동 227-2번지 일원 부지 747㎡에 생가 복원과 역사마당을 조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사유지 토지 7필지 747㎡, 건물 6동 연면적 519.84㎡를 29억7700만원을 들여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또 10억2300만원의 사업비는 기존 건축물 철거 등에 투입된다.
생가 복원 및 역사마당 조성 사업비는 33억5000만원이다. 생가는 안채와 아래채 2동을 복원하고, 역사마당에는 최시형 선생 흉상과 조경 공간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같은 사업비는 당초 48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시의 계획대로라면 2026년까지 생가 복원을 완료한다지만, 내년 용역결과에 따른 국비확보의 불투명성, 사업비 증가 등으로 향후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경주시 관계자는 “최시형 선생 생가 재현과 역사마당 조성은 선생의 정신과 업적 등을 재조명해 역사문화도시 이미지를 높이고, 주변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토지 매입과 국비 확보 등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여 사업이 본격 추진되기까지는 향후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