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이와 좁은 공간에 같이 있을 때, 낯선 사람과 자리를 함께할 때, 낯선 사람과의 처음 자리는 그렇게 어색하고 불편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익숙해지면 좋은 친한 친구, 동반자가 되기도 한다.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익숙해지는 것에 시간의 차는 있을 수 있겠지만 통상적으로 자극적이고 솔깃한 것에는 심리적 특성상 금방 관심을 가지게 되며, 익숙해지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짧다고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권모술수에 능한 정치인이 자극적인 내용들을 소재로 한 유언비어 등을 퍼뜨리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거에 임한다면 유권자들을 단시간에 현혹시켜 자기에게 익숙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을 것이다. 남미 베네수엘라의 차베스대통령은 쿠테타를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그럼에도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는 결정적 한마디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살아남았다. 결국에는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올랐던 인물로 대중을 선동하는데는 남달랐다고 알려져 있다. 암으로 사망할 때까지 14년간을 통치하면서 주요 정책 등을 빈곤층 지원에만 주력해 이들에게 그의 존재는 절대적이었으며 그에게 맹목적 지지를 보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국가체제를 사회주의 체제로 바꾸는 등 무소불위의 절대적 권력을 행사했다. 국가경제는 아랑곳하지 않고 포퓰리즘에만 치중하는 정책으로 일관해 세계최대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해 오일머니가 많았음에도 나라 살림은 거덜나고 부도에까지 다다르게 됐다. 1910년대 벌써 지하철이 개통될 만큼 세계 10대 부유국 중 하나였던 아르헨티나 또한 과도한 포퓰리즘으로 망하게 된 대표적인 나라다. 지도자의 한사람의 영향은 이렇듯 크다. 한사람으로 인해 수백만, 수천만명의 국민들이 생계의 위협에 내몰리기도 한다. 익숙함은 사람의 가치와 판단을 흔들어 버릴 수도 있다. 운동으로 익숙해진 사람은 운동으로 공부에 익숙해진 사람은 공부로 유흥에 익숙해진 사람은 유흥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것이다. 유흥에 익숙해지는데는 금방이고 운동이나 공부에 익숙해지는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언변에 능하고 사교술이 뛰어난 사람에게는 금방 익숙해 질 것이고, 과묵하고 진중한 사람에게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쉽고 빠르게 익숙해지는 것에는 그 결과가 빠르고, 천천히 익숙해지는 것은 그 결과가 느리지만 그 견고함은 반대일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당장의 이익과 온갖 감언이설로 현혹하는 정치인에게는 쉽게 금세 익숙해질 것이고, 성과가 한참 후에 나타날 수도 있는 과묵하고 진중하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가진 정치인에게 익숙해지는데는 한참의 시간이 필요 할 수도 있다. 대통령궁이라 할 수 있는 권위의 상징인 청와대를 버리고 관저를 선택해 우리와 같이 매일 출퇴근하는 대통령, 출근 시 국민과의 진솔한 소통을 위해 도어스테핑을 하는 대통령, 이러한 모습들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일 것이다. 그리고 옷 입은 모양새 등을 보노라면 평범한 옆집 아저씨를 연상하게 할 정도이며 얼마 전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맞이할 때 보여진 관저의 모습은 여지껏 보던 대한민국 대통령의 모습이 아니었다. 참으로 소박한 모습!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노력한다. 소박하다’라고 살짝 박수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만 지지율 등을 보면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 관사를 버리고 사저를 구입해 생활하는 시장, 고급 관용차를 버리고 실용을 택한 시장, 시민들과 진솔한 소통을 하고자 직접 SNS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경주시장. 누구를 만나더라도 체면과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복스럽게 식사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소박한 옆집 아저씨의 모습이다. 이러한 것들에도 ‘노력한다. 소박하다’라고 살짝 박수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한데 그동안의 지지율을 보면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 우리가 처음 보아서 아직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라서 그럴까? 지금의 대한민국은 이러다 어찌될지하는 두려움이 들 정도로 진영의 싸움이 지나쳐 극한 대립의 혼돈 상태다. ‘내편 아니면 네편’일 정도로 둘로 갈라져 있고, 충돌이 생길까 쉽사리 정치 얘기를 꺼내기도 힘든 분위기다. 우리가 진영을 떠나 잘하는 것에는 잘한다 박수를 보내고, 소통을 하고자 노력하는 것에는 진정성을 의심하지 말고 칭찬해주고,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소박한 지도자에게 또한 칭찬을 해주고 했을 때 진영간 대립이 다소 완화될 것이다. 권위적이고 불통인 지도자가 설 곳도 숨어서 하는 밀실정치란 것도 사라지리라 본다. 어쩌다 한번 나서서 말할 때는 거짓말도 쉽게 할 수 있지만 매일 같이 국민 앞에 서서 대화를 할 때는 거짓말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고 그 책임감 또한 막중하리라 본다. 이것이 소통이다.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를 변화시킬 것이다. 선진화된 정치는 대한민국 도약의 발판, 국민 화합의 밑거름이 될 것이고, 국민 화합은 살기 좋은 대한민국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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