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분 중 금관이 최초로 발견된 금관총이 현재적인 재해석을 통해 복원·정비를 마무리하고 지난 16일 공개됐다. 금관총은 일제강점기인 1921년 발굴된 후 94년이 지난 2015년 재발굴됐다. 재발굴 당시 금관총에 대한 전시활용 계획이 본격 논의됐고, 지난 2018년 복원·정비를 시작한지 4년여 만에 돔으로 덮인 첨단 유적 전시관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첫 발굴된 시점으로 보면 101년 만의 재현이다. 경주시는 지상 1층, 면적 575.90㎡ 규모의 신라고분 형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금관총이 16일부터 시범전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금관총 내부는 고분 정비 사상 최초로 돌무지덧널무덤의 주요 축조구조물인 목조가구(나무를 이용해 기둥을 세우고 가로를 연결해 만든 바둑판 모양의 틀)를 실물 크기로 재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국립중앙박물관이 2015년 금관총 재발굴 당시 무덤의 돌무지를 쌓기 전 목조가구 시설의 흔적을 확인했던 성과를 이번에 되살린 것이다. 당시 바둑판 모양의 대형 나무 구조물(목조가구)들을 틀처럼 만들어서 무덤 중심부 덧널 주위를 촘촘히 둘러쌌던 흔적인 나무 구조물 기둥의 구멍들을 확인했다. 이는 돌무지를 쌓기 위해 이들 구멍에 목조가구를 세우고 그 사이에 정연하게 강돌을 채워 넣은 것으로 추정했다. 목조가구는 높이 4m가 넘는 실물로 재현했다. 돌무지(積石) 유구 바닥에 규칙적으로 배열된 나무기둥 자국과 외곽 경사면의 가로세로 나무기둥 접합 흔적 등을 그대로 살렸다. 소나무 원목을 쓴 구조물은 높이 4.7m, 평균 굵기는 20㎝에 달한다. 또 하나의 특징은 무덤 중앙의 덧널(木槨)이다. 재발굴 당시 일제강점기 때 조사 결과보다 더 크고 높을 뿐만 아니라 외부에 덧널이 하나 더 있는 이중곽임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무덤 바닥 가운데 관 자리와 이를 두 겹으로 둘러싼 길이 6.4m, 폭 4.2m 규모의 큰 목곽을 고증을 통해 재현했다. ‘이사지왕’ 이름을 통해 돌무지덧널무덤 최초이자 현재 유일하게 무덤 주인을 알 수 있는 신라 고분이라는 점도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이 금관총 발굴 90년이 지난 2013년 출토품 중 고리자루큰칼 표면에서 ‘이사지왕’(爾斯智王)이란 새김 명문이 확인되면서 무덤의 주인을 추정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지금도 무덤 주인이 왕인지 귀족인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등을 놓고는 고고학자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또 다른 볼거리는 신라 돌무지덧널무덤의 축조 과정 등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첨단 증강현실 AR기법의 모니터 영상과 학생들을 위한 눈높이에 맞춘 삽화 등이다.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모니터를 돌려 앞쪽의 돌무지를 비추면 목조가구 틀 안에 돌들을 넣어 무덤 내부를 쌓는 신라인들의 무덤 축조 과정을 그래픽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모니터 영상에는 1921년 금관총 첫 발굴부터 재발굴 과정과 현재의 전시관으로 재현되기까지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또 이사지왕 명문 등 무덤 주인에 대한 주장 등을 담은 영상들을 볼 수 있는 터치스크린도 배치해 놓았다. 경주시는 금관총 개관을 앞두고 돌무지덧널무덤 연구 고고학자와 문헌사학자 및 사적분과 문화재위원 등 관계전문가들의 자문과 고증을 수차례 걸쳐 받아가며 충실하게 콘텐츠를 제작 구성했다. 한편 경주시는 내년 상반기경 금관총과 연결된 고분정보센터 조성 공사가 마무리되면 정식 개관을 할 예정이다. 금관총 시범전시 기간 중에도 추석, 설날 등을 제외하고 연중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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