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표현하는 한자는 구(狗), 견(犬), 오(獒), 술(戌) 등이다. 고문서에 기록된 개에 대한 표현을 살펴보면 삼국시대 우리 조상들은 개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의미로 키웠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우리나라 개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중국의 역사서인 범엽(398-445년)의 『후한서』동이열전 부여국(後漢書 東夷列傳 夫餘國)과『삼국지』위서 동이전 부여조(三國志 魏書 東夷傳 夫餘條)에 기론된 관직의 명칭인 구가(狗加)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기록인 『三國史記』에는 개를 견(犬) 또는 구(狗)로 표현하고 있으며, 의미는 각각 다르게 사용되었다.
개가 가지고 있는 뛰어난 오감 능력으로 사람의 충(忠)의 마음을 헤아리는 기록에는 견(犬)을 사용하고 있다.
『三國史記』卷 第四十二 列傳 第二 >金庾信 中 > 遂復入於百濟, 告任子曰, “奴自以謂旣爲國民, 冝知國俗, 是以出遊, 累旬不返. 不勝犬馬戀主之誠, 故此來耳” 任子信之不責.不勝犬馬戀主之誠 “제가 스스로 생각하기에 이미 나라의 백성이 되었으니 마땅히 나라의 풍속을 알기 위해 집을 떠나 다른 곳에 가서 노닐다가 수십 일 동안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개나 말은 주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기지 못하므로 이렇게 돌아왔을 따름입니다”라고 고하였다. /∙卷第四十二 列傳 第二 >金庾信 中> 庾信曰, “犬畏其主, 而主踏其脚, 則咬之. 豈可遇難而不自救乎. 請大王許之” “[김]유신은 “개는 그 주인을 두려워하지만 주인이 그 다리를 밟으면 무는 법이옵니다. 어찌 어려움을 만났는데 스스로 구할 방법을 찾지 않겠사옵니까? 청컨대 대왕께서는 이를 허락하시옵소서”라고 말하였다. /∙卷第四十四 列傳 第四 >金陽 > 陽召萱伯曰, “犬各吠非其主. 爾以其主射我, 義士也. 我勿校, 爾安無恐” “[김]양이 [배]훤백(萱伯)을 불러, “개는 각기 그 주인이 아니면 짖는다. 네가 그 주인을 위하여 나를 쏘았으니, 의사(義士)다. 나는 따지지 않겠으니, 너는 안심하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였다. /∙卷第四十五 列傳 第五 > 金后稷 > 然後徳政醇羙, 國家可保. 今殿下, 日與狂夫獵士, 放鷹犬逐雉兔 奔馳山野, 不能自止. 지금 전하께서는 날마다 미친 사냥꾼과 더불어 매와 개를 풀어 꿩과 토끼들을 쫓아 산과 들을 빨리 달리기를 스스로 그치시지 못합니다. /∙卷第四十六 列傳 第六 >崔致遠 > 請以犬馬之誠, 助定一方之難, 入唐朝謁, 自此而始. 이때 저희 무열대왕께서 지극한 정성(사람이 시키는 대로 따르는 개와 말을 가리킨다)으로 한쪽 지방의 걱정을 다스리는 것을 돕기를 청하였으니 당나라에 들어가 조알(朝謁)한 것이 이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 ∙卷第十三 髙句麗本紀 第一 > 東明聖王(기원전 37년)> 王棄之與犬豕, 皆不食, 又棄之路中, 牛馬避之 “왕이 그 알을 버려 개와 돼지에게 주었으나 모두 먹지 않았으며, 다시 길 가운데 버렸으나, 소와 말이 피하고 밟지 않았다.
흉사와 길사를 미리 알려 주는 벽사의 의미를 나타내는 기록에는 구(狗)를 사용하고 있다.
『三國史記』卷第四 新羅本紀 第四 > 眞平王(631년 02월) > 春二月, 白狗上千 宮墻. 봄 2월에 흰 개가 궁궐 담장에 올라갔다. /∙卷第八 新羅本紀 第八 > 聖德王(736년 11월) > 狗登在城皷樓, 吠三日. 개가 월성의 고루에 올라 짓다. /∙卷第九 新羅本紀 第九 > 孝成王(739년 09월) > 狐鳴月城宫中, 狗咬殺之. 여우가 월성(月城)의 궁안에서 울었는데, 개가 그것을 물어 죽였다. /∙卷第十二 新羅本紀 第十二 > 景明王(919년) > 三年, 四天王寺塑像所執弓弦自絶, 壁畫狗子有聲, 若吠者. 3년(919)에 사천왕사(四天王寺)의 소상(塑像)이 들고 있는 활의 줄이 저절로 끊어지고, 벽화의 개가 소리를 냈는데 마치 짖는 것 같았다. / ∙卷第二十八 百濟本紀 第六 > 義慈王(660년 06월) > 有一犬狀如野鹿, 自西至泗沘河岸, 向王宫吠之, 俄而不知所去. 王都羣犬集於路上, 或吠或哭, 移時即散.有一鬼入宫中大呼, “百濟亡, 百濟亡” 即入地. 들사슴 같은 개 한 마리가 서쪽으로부터 사비하 언덕에 와서 왕궁을 향하여 짖더니 잠시 후에 행방이 묘연해졌다. 서울의 모든 개가 노상에 모여서 짖거나 울어대다가, 얼마 후에 흩어졌다. 귀신이 하나 대궐 안에 들어 와서 “백제가 망한다. 백제가 망한다”고 크게 외치다가 곧 땅 속으로 들어갔다.
고대 우리 민족은 개의 특이한 행동 표현이 사람의 길·흉사를 미리 알려주는 신통력을 가지고 있다고 인식하였고, 재앙을 물리치고 집안의 행복을 지키는 능력이 있는 벽사(酸邪)로 믿었다. 오늘날 개가 생활공간으로 들어온 반려동물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선조들의 벽사의 믿음으로 반려견을 구(狗), 견(犬)의 의미로 잇고 싶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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