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헬렌 켈러와 설리번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지 않아도 훌륭한 선생님은 학생을 성적으로 보지 않고 고유한 인격체로 대하며 학생 개개인의 장점을 북돋아 타고난 저마다의 기량과 재주를 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분이다.   사실 훌륭한 선생님이 아니라 보편적인 학교 교육에서 당연히 추구해야 할 가치이지만 오랜 기간 성적위주로 뒤틀린 교육계에서는 이 당연한 일을 하는 선생님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고 말았다. 지난주 올라온 천소영 씨의 페이스북 글에서 그 찾아보기 어려운 선생님 한 분이 소개돼 많은 페부커들의 공감을 샀다. 선생님은 천소영 씨 딸의 고교 1학년 담임을 맡으신 분인데 학생생할기록부에 쓴 평가가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모두를 소개할 수 없어 일부 중요한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타인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려는 배려심, 맡은 일에 대해서 티내지 않고 꼼꼼하고 성실하게 완수하는 책임감, 겸손하고 다정한 이해심, 어려운 친구들의 이야기를 성심껏 들어줌, 친구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 최대한 돕는 학생, 칭찬과 격려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더 나은 모습을 위해 노력한다 등이다. 실례로 선생님은 딸이 교내 합창대회에서 당일에 좋지 않은 컨디션이었음에도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는 점을 들어 얼마나 책임감과 화합력이 높은지를 알려주기도 했다. 공부에 대해서는 딸이 자신의 목표인 게임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 관련 서적을 보고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서 독학 중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으며 모자라는 국어 성적을 보충하기 위해 노력하는 점을 칭찬했다. 특히 학급과 학교의 행사와 환경 미화에 참여해 선생님이 하는 일에 정성을 갖고 도와준 것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천소영 씨는 고1 선생님과의 면담에서 딸이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친구를 감싸고 돌봐줬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그런 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선생님께 감동했음을 알리기도 했다. 선생님의 평가를 읽고 있으니 학생들에 대한 선생님의 교육철학이 뚜렷하게 보인다. 성적위주, 경쟁위주의 주입식 학교공부가 아닌 그야말로 인격의 함양, 함께 살아가는 지혜, 학교 공부를 떠나 자신만의 세상을 개척하는 순수한 노력들을 존중하고 북돋우는 것이다. 이런 선생님이 학교 전반에 일반적으로 계신다면 학생들이 얼마나 행복해질까? 이렇게 당연한 일에 감동하고 사연 올린 천소영 씨도 참 좋은 어머니임에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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