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 역할을 다하라
경주시의회의 최근 행보를 보면 30만 경주시민을 대변하는 대의기구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집행부를 견제하고 경주의 현안을 시민과 함께 고민하면서 그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경주시의회가 의원들끼리 모래알처럼 흩어져 지역 문제에 대해 소홀하다 못해 무관심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 31일 `경부고속철도 경주통과노선 사수 범시민추진위원회`가 8개월 간의 활동을 접고 해단식을 하는 자리에 단 한 명의 시의원도 보이지 않아 많은 사람들을 의아하게 했다.
시의회 의장과 6명의 의원들이 중국 서안시 인민위원회와의 교류를 위해 외유 중이라지만 시의회 내에 엄연히 `고속철도 경주노선사수특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단체가 경주노선을 지키기 위해 생업을 소홀히 하면서 활동하다 이제 그 마무리를 하는 자리에 시민의 대표를 자처하는 시의원들의 불참은 무관심으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경사추 해단식에 참석한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비록 15년이란 세월이 경과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경부고속철도 경주통과노선이 확정됐지만 이에 걸 맞는 경주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이 고민은 30만 경주시민과 경주시, 경주시의회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데 당연히 있어야 할 시의원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는 뼈있는 이야기를 했다.
비단 이번 일뿐만 아니라 현재 경주시의회의 지역현안 참여는 극히 소극적이다. 지역정책 세미나나 토론회, 공청회 등이 열리는 곳 어디에도 경주시의회 의원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근자에 경주시의회의 행보를 보면 바쁘게 움직이는 듯 하나 의원 전체가 한 마음으로 역량을 모아 경주발전을 논의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30만 경주시민의 대의기관으로의 역할은 간데 없고 내 논에만 물이 넉넉하면 그만 이라는 풍토가 시의회 내에 팽배해 있다.
시의원은 읍·면·동 의원이 아니라 경주시민을 대표하는 시의회의 구성원이자 집행부의 독주를 견제하고 경주시민의 편에서 경주발전을 고민해야 하는 대의기관의 중요한 일원이다.
이제라도 경주시의회 의원들은 제 논에 물을 대는데 만 급급하지 말고 경주시 전체 현안을 주시하면서 집행부가 행정을 올바르게 수행하도록 감시하고 때로는 함께 하는 자세를 보여 시민들로부터 신뢰받는 대의기관으로 거듭 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