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야간 중·고등학교 개교 30주년 기념잔치 `따뜻한 인정과 성실한 몸가짐으로 사회의 등불이 되자` 한림야간 중·고등학교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지난달 25일 오후2시, 경주청소년수련관에는 샘터야간학교 1회 졸업생들을 비롯해 개교 당시 교사, 현 교사, 재학생, 지역 기관단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교 30주년을 기념식이 열렸다. 한림애간 중·고등학교의 근원은 지난 73년 3월 5일 성동경로당에서 개교한 샘터야간학교. 개교 당시 지역 청년들의 친목단체인 ‘샘터’회원들이 소외된 이웃들과 제때 배움의 기회를 놓친 사회인들을 대상으로 학업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문을 연 것이 지금에 이르고 있다. 현 경주중·고등학교 행정실장인 김태형씨를 비롯해 뜻을 같이 했던 이들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지역민 20여명을 성동경로당에 모아 배움의 길로 이끌었고 해가 거듭할수록 이곳을 찾아 배움의 등불을 끼려는 만학도들의 새로운 꿈과 미래를 열어주는 학업의 전당이 됐다. 73년 성동동 경로당에서 이듬해에는 한림야간학교로 개칭 후 시립도서관(사정동)으로, 77년부터는 경주상업고등학교로 책상을 옮겨가며 수업하던 한림야간학교는 82년 고등학교 과정을 개설하고 85년에 현재의 경주청년회의소 회관을 신축하면서 지하 1층에 학교를 이전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비록 중·고 과정에 2년씩이지만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던 학생들에게는 80여평의 지하에 교무실과 교실 4칸은 그 어떤 사립 명문학교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배움의 터로 이곳을 거쳐 사회에서 활동하는 졸업생만 해도 500여명에 이른다. 76년 16명의 졸업생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중학생 323명, 고등학생 180명, 학교에 적을 두었던 학생들을 포함하면 1천200여명에 달한다. 개교 당시 학생들은 근로 청소년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사회적 생활 수준이 조금 놓아지고 중고등학교 정규 진학율이 보편화된 80년대 이후부터는 30대부터 50대까지의 만학도들. 이처럼 한림야간 중·고등학교가 시민들에게 배움의 전당으로 명맥을 유지할 수 있던 것은 남다른 봉사 정신으로 학교 설립 이념을 충실히 수행한 현직교사들을 비롯해 공무원, 문화, 예술계 등 향토 출신의 참 지식인들이 무료강의를 자원했고, 졸업생들과 경주청년회의소 회원을 포함해 뜻 있는 시민 후원자들의 온정에 손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런 고마운 지인들에게 한림야간 중·고등학교 이기락 교장을 비롯해 졸업 동문회는 25일 교사, 후원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한림후원회장을 역임한 권오찬 전 경주고교장, 한림야간학교초대학감을 지낸 김태형 경주고 행정실장, 9년동안 학교 교실을 무료로 사용하도록 도와준 김성하 전 경주상고 교장에게 한림야간 중고등학교 동문들의 감사패를 전달했다. 또 3·40대 재학생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학예발표회가 마련됐으며 이날 오후 1시에는 학교 광장(경주청년회의소)에서 개교 30주년 기념 조형물 제막식이 거행됐다. 이날 “지난 30년 동안 시민들의 후원과 교사들의 자발적인 봉사로 지속된 야간학교는 전국에서도 유일하다"고 말한 이종룡 초대교장(전 경주고 교사)은 "경주의 자랑인 한림야간학교는 사랑의 손길이 하나로 합쳐져 사회의 등불로 태동한 진정한 배움의 전당”며 지난 30년 세월에 눈시울을 적셨다. "경주가 있기에 한림이 있고 한림이 있기에 우리가 있을 수 있었다"는 이기락 교장은 “지난 날 수많은 역경과 고난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림을 이끌어 주었던 교사들과 후원자, 그리고 누구보다 힘들었을 졸업생들과 함께 오늘의 이 뜻깊은 날을 기리며 한림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람야간 중·고등학교는 이번 개교 30주년을 맞아 지난 30년 역사의 발자취를 한곳에 모아‘한림30년사’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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